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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무 청주문화의 집 관장 ‘역사의 오솔길’

중원천리 역사 향기 속으로

  • 웹출고시간2008.07.29 21:30: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노기를 띤 하늘이 연일 땅떵이를 삶아대고 있다. 겨울추위를 동장군(冬將軍)에 비유한데 비해 삼복더위를 염제(炎帝)로 더 높여 부른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여름이 익어가면 바다와 계곡은 숫제 거대한 목욕탕이다. 고려나 조선시대에 무슨 비치 파라솔이 있었으며 아찔아찔한 비키니 수영복이 있었겠는가. (중략) 저녁별이 돋을 무렵이면 모깃불을 놓았고 마당에는 큰 멍석을 깔았다. 가마솥에서 갓 쪄낸 옥수수와 샘물에서 동동 띄운 수박으로 만든 화채는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의 별난 디저트다. 그 옥수수로 하모니카를 불다 지쳐 떨어지면 북두칠성은 어느새 머리맡에서 회전을 여러 번 한다.
(‘선조들의 여름나기’ 中)
우리는 종종 필요에 의해 역사와 유물, 유적과 관계된 자료나 서적을 찾게 된다. 그런데 역사와 유물에 관계된 것들은 왠지 모를 딱딱함이 묻어난다. 가까이 두고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청주문화의 집 임병무(59·충북일보 논설위원) 관장이 중원천리 역사의 향기를 담은 역사 서술서 ‘역사의 오솔길’을 출간했다.

이 책은 임 관장이 신문 기고를 통해 내 고장의 유장한 역사를 소개한 글로, 역사의 평면적 서술에 수필이라는 장르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저널리즘(journalism)이라는 옷을 입혀 역사에 대한 쉬운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독자들로부터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임 관장은 “역사문화의 주변을 맴돌며 논문이나 글을 발표할 때마다 ‘축산학과를 나온 사람이 무슨 역사를…’ 하는 반응도 있지만 역사의 역마살은 나를 번번이 역사현장으로 내몰았다. 그곳이 국내이든 국외이든 원고지와 밤새도록 씨름을 했다”며 “축산학과 졸업 당시 인공수정사 자격증을 받았는데 그 자격증은 한 번도 써 본 일이 없다. 그런데 역사의 현장을 돌며 잘못 짜여진 역사의 조각을 수도 없이 인공수정 했으니 아마도 그것이 ‘나의 길’이었던 모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관장은 “독도 분쟁, 중국과의 역사 분쟁에서 우위를 가리기 위해서는 우리 고장 역사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며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다고 자기 고장에 대한 역사의식을 가져야 나라와 세계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역사에 대한 발자취와 재해석을 해보려는 취지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책에서 ‘직지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편을 보면 ‘직지’하면 곧바로 ‘백운화상’을 떠올리기 일쑤인데 실상 백운화상은 직지가 금속활자로 간행되기 3년 전에 입적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또 직지를 금속활자로 간행한 당사자인 백운화상의 제자 석찬과 달담, 그리고 직지의 출판 비를 대준 숨은 공로자, 비구니 묘덕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역사의 숨은 이야기 등이 재밌게 서술돼 소설 한 편을 읽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뉘는데 1장 ‘역사의 뚜껑을 열며’에서는 ‘송두리의 생거진천’, ‘조선시대의 과거와 커닝’ 등 31편이, 2장 ‘문화교류의 흔적들’에서는 ‘청주의 중심가는 어디에’, ‘누명 쓴 그레타 가르보’ 등 31편이, 3장 ‘트로이의 목마’에서는 ‘부강의 황포돛배’, ‘부모산 시대 맞은 청주’ 등 32편으로 모두 93편의 글이 실렸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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