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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7.01 19:58: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즐거운 장난

전아리 (지은이) / 문학동네, 277쪽, 1만원

대한청소년문학상 금상, 최명희청년문학상 등 중·고교 시절부터 최근까지 각종 문학상에서 수상한 작품을 엮어 만든 스물세 살 작가 전아리의 첫 창작집 ‘즐거운 장난’이 출간됐다.

이 책은 그동안 수상작 중 전씨가 직접 고른 열편의 단편 소설이 실렸다.

열편의 작품 하나하나는 성격이나 직업, 환경이 전혀 다른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주인공들의 생업 자체가 다채롭다.

전씨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렇게 단편들을 골라놓고 보니, 각각의 글을 쓸 때 내게 있었던 일들이라든가 느낌 등이 생생하다. 이 책에 실린 단편의 주인공들과 다 같이 모여 앉게 된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하게 될까 생각해봤다. 이제 막 세상에 얼굴을 내밀어보이게 된 인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씨의 단편작 중 ‘강신무’의 주인공은 내림무당을 어머니로 둔 전통찻집 운영자이다. ‘메리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은 서적 방문판매와 보험외판원을 겸직하고 있으며 ‘내 이름 말이야’의 주인공은 다큐멘터리를 찍는 학부생이다.

또 ‘외발자전거’의 주인공은 저글링과 불쇼를 비롯한 다양한 서커스를 구사하는 ‘난쟁이’ 광대고 ‘박제’의 주인공은 제목처럼 박제사이며 ‘작고 하얀 맨발’의 주인공은 몸을 파는 젊은 여성이다.

‘깊고 달콤한 졸음을’의 주인공은 행자 생활을 하는 예비승려이고, ‘파꽃’의 주인공은 어머니의 노름빚을 갚느라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이 대형할인마트 시식코너에서 하루 종일 돈가스를 굽는다.

이 책에서 전씨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한국사회의 마이너리티들을 총출동한 듯하다. 하나같이 절규 없이 신음하는 자들, 그들의 신음소리를 세상 바깥으로 흘려 내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조용한 복화술과 같다. 전씨는 그들의 복화술을 옮기듯 조용한 소통을 시도하는 듯하다.

주인공의 직업이나 환경 등이 새로운 만큼 그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다채롭다. 그것들은 싱그러운 풋내로 가득하고 여물 대로 여물어 단단하고 꽉 찬 여름사과의 맛에 비유할 만큼 한없이 투명하고 청명하다.

이 책은 ‘강신무’를 비롯해 ‘메리 크리스마스’, ‘내 이름 말이야’, ‘외발자전거’, ‘박제’, ‘작고 하얀 맨발’, ‘깊고 달콤한 졸음을’, ‘파꽃’, ‘범람주의보’, ‘팔월’ 등 10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돼 있다.

서울 출신인 전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해 문학사상 청소년문학상, 푸른작가 청소년문학상, 정지용 청소년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해 관심을 모았으며 올해 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고 현재 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다.


/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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