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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특별하지만 평범한' 부부 되다

장애 딛고 사랑의 결실 맺은 도내 5쌍 화촉
21일 부부의 날 장애인 합동결혼식

  • 웹출고시간2015.05.21 19:25:56
  • 최종수정2015.05.21 19:25:56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청주시 청주산업단지비즈니스센터 컨벤션웨딩홀에서 장애인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남편 이관훈씨가 식장에 입장하기 전 부인 박은미씨의 드레스를 정리해 주고 있다.

ⓒ 최범규기자
[충북일보=청주] 가정의 달(5월) 둘(2)이 하나(1)가 되는 날, 그들은 이제야 정말 하나가 됐다.

뜻하지 않게 얻은 장애와 주변의 외면 속에 받던 서러움을 털어냈다.

부부의 날인 21일 청주시 청주산업단지비즈니스센터 컨벤션웨딩홀.

머리가 희끗하고 몸이 불편한 5쌍의 중년 부부들이 서로의 손에 의지에 입장했다. 휠체어도,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도 필요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평생 꿈에 그리던 웨딩마치를 올렸다. 몇몇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들을 지켜보는 하객들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으면서도 역시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는 못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괴산에 살고 있는 이관훈(43)·박은미(43) 부부는 모두 지적장애를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혼인을 했지만 정식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 잔치를 치를 만큼의 가정 형편이 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약에 의존해야만 하는 뇌전증 증상이 있어 변변찮은 직업마저 없다. 농번기 때나 돼야 가끔씩 이웃주민의 밭에서 일손을 돕는 게 고작이다.

부인 박씨는 남들 가정에 하나씩들 있는 결혼사진을 갖는 게 꿈이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예식을 치르는 내내 남편 이씨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안태환(48)·경현숙(43) 부부 역시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다. 부모님과 3명의 자녀들을 뒷바라지 하는데도 버거웠다고 했다. 부모님의 노령연금 12만원과 지역 복지관 일감만들어주기센터에서 받는 9만원의 월급 등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 정도다.

5쌍의 부부들 사이에는 선글라스를 쓴 장성태(75)씨와 그의 손을 꼭 붙들고 있는 부인 김소중(61)씨도 있었다.

느지막이 올리는 결혼식에 한껏 부푼 모습이었다. 이들은 이렇게 턱시도를 입고 면사포를 쓸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부인 김씨는 "주변의 시각 때문에 결혼식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며 "여행도 다니며 남은 인생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게 주위의 도움에 보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례를 맡은 남기창 전 청주대 교수는 "이분들은 일반 비장애인들보다 포기와 좌절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반려자와 함께 있어 누구보다 더 축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장애인 합동결혼식은 충북도가 후원하고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충북지부가 주최했다.

지난 2002년부터 13년 동안 70여 쌍이 이 특별한 결혼식을 통해 부부가 됐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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