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처음처럼 순하리' 돌풍

유자과즙 첨가한 14도 소주… 젊은 여성 선호
충북에선 구경도 힘들어… 입고 무섭게 품절
11월 준공 청주공장서도 생산· 주류업계 촉각

롯데주류가 지난달 초 출시한 '처음처럼 순하리'는 14도의 낮은 도수에 유자과즙(0.1%)과 유자향을 첨가한 칵테일 소주다. 최근 저도주 주류 선호 분위기에 맞춰 이재혁 롯데주류 대표가 직접 고안했다고 한다.

쓴맛을 싫어하는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은 이 제품은 출시 2달도 안 돼 150만병이 판매됐다. 현재 롯데주류 5개 공장 중 강릉공장에서만 생산 중인데, 벌써부터 물량이 딸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까지 왔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일단 요식업체로는 부산·경남지역에 우선 공급되고 있다"며 "가정용 물량은 전국 유통업체에 공급되고 있으나 대부분 폭주하는 수요를 못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의 상황은 더욱 눈물(?)겹다. 상당수 유통업체가 해당 제품을 판매하려해도 물량 자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충북유통 관계자는 "제품 출시 후 한 번도 입고되지 않았다"며 "5월부터 순차적으로 입고될 예정이긴 한데 물량이 그리 많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유통업체 상황도 마찬가지. 현대백화점 충청점 주류코너 진열대도 좀처럼 해당 제품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 24일 이마트 청주점에 100병이 입고됐으나 진열되기가 무섭게 품절됐다는 전언이다.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품귀현상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선 '인증샷' 놀이까지 등장했다. 다수의 이용자들은 "이것이 그 유명한 유자 소주", "드디어 구했다"라는 글과 함께 제품 사진을 올리며 '제2의 허니버터칩'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두 달도 안 돼 주류시장 지도를 통째로 바꿔놓고 있는 순하리는 롯데칠성(롯데주류)의 주식 시장에도 엄청난 호재를 불러왔다.

이 회사 주가는 28일 오전 9시30분 현재 나흘째 상승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5만원(2.11%) 오른 241만5천원에 거래됐다. 전날 장중 한때에는 255만9천원까지 급등하며 최근 52주 이내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없어서 못 산다는 '처음처럼 순하리'. 과연 이 돌풍이 얼마나 세게 휘몰아칠지, 혹은 오는 11월께 준공예정인 처음처럼 청주공장에서도 해당 제품이 생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임장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