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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6.24 15:41: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한국여자골프의 대들보 박세리(오른쪽)와 그의 뒤를 이을 강력한 후보인 신지애.
‘미여자프로골프(LPGA) 데뷔 11년 차’ ‘올해로 한국 나이 31세’. 박세리의 현재다. ‘세리 공주’ 박세리는 지난 1998년 온 국민이 IMF 구제금융의 혼란 속에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미프로야구(MLB) LA 다저스에서 맹활약했던 박찬호(35)와 함께 멀리 타국에서 한국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줬던 은인과도 같은 존재다.

데뷔 첫해부터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는 등 4승을 챙기며 신인왕에 올랐던 박세리는 11년 동안 그 누구보다 빛나는 활약을 해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 총 24승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아시아권 선수로는 최초로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박세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명예의 전당에 이어 LPGA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이 올라 한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진정한 골프선수가 된 것이다.

◇“새롭지는 않았지만 부담 엄청 커”

2004년 11월 ADT캡스 인비테이셔널이후 3년7개월 만에 KLPGA 투어인 비씨카드 클래식(6월13~15일, 제주 테디밸리 골프&리조트)에 출전했던 박세리는 “부담감이 엄청 컸다”며 “해마다 미LPGA투어를 한국에서 하고, 많은 한국선수들이 출전해 한국대회라고 착각해서 그런지 그간 새롭지는 않았는데 이번 대회를 진짜 KLPGA 대회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새롭다”며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도 잘 모르겠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다소 어색함을 느끼는 듯 했다. 박세리가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함께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 대부분이 그가 LPGA무대에 진출해 맹활약하는 것을 보고 골프채를 잡기 시작한 어린 선수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박세리는 대회 1라운드에서 신지애(20‧하이마트)와 김하늘(20‧엘로드)이라는 어리지만 실력 있는 선수들과 함께했고, 2, 3라운드에서는 제주도 특유의 거센 바람과 맞서 싸워야 했다. 마지막 3라운드에서 5연속 버디행진을 하는 등, 정상급 실력을 후배들 앞에서 맘껏 펼쳐 보였던 박세리는 공동 5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박세리는 “LPGA무대에서 한참 경기하고 있을 때 이들 후배들이 9살, 10살이었을 텐데 함께 경기를 해보니 기분이 이상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나 그는 “그래도 이 선수들이 훌륭한 선수로 자라나 든든하고 힘이 된다. 내가 이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이어 그는 “내가 한국대회에 잘 오지 않아 말 한 번 걸면 굉장히 어려워한다. 그게 너무 귀여운데 이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자라나 줘서 든든하고 힘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박세리는 국내무대에서 ‘지존’으로 통하는 신지애에 대해 “안정감 있게 경기하고 우승도 많이 해 경기 운영을 잘 한다. 내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차분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넓은 무대에 진출해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직접 부딪히며 오늘의 영광스러운 자리까지 오른 박세리는 대회를 마친 후 나이 어린 후배들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어리기 때문에 모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선배 박세리는 후배들에게 매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국내 선수들이 너무 어린 선수들로 이루어져 깜짝 놀랐다. 10년 전과는 너무나 달라졌다”고 운을 뗀 박세리는 “어린 선수들이라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잘 하고 있다. 그렇지만 워낙 어리다 보니 존중이라는 점은 부족해 보인다. 골프는 실력보다 매너가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실력을 떠나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과 매너인데 한국이 골프강국으로 인정받는 만큼 그런 면에서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후배들이 잘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경기 시간 등 국내 골프 개선 필요

박세리는 국내 골프에 대한 문제점도 집어냈다. 그는 “KLPGA에서 길지 않은 시간 동안에 많은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했지만 좀 더 보완해야 할 점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가 문제점으로 지적한 부분은 경기 시간에 관한 것이었다. 박세리는 “미국에서 경기할 때는 우리처럼 아침에 모든 선수들이 티오프를 한다는 것과 7시간씩 경기 시간이 걸리는 것, 홀마다 밀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많은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가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많이 다르므로 KLPGA가 선수를 생각해서 보완하면 좋겠다. 나뿐만이 아니고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리는 제주에서의 경험이 오는 6월27일부터 미 미네소타주 에디나의 인터라켄CC에서 열리는 2008US여자오픈 준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요즘 감이 좋아지고 편해 상당히 기대가 된다. 지난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때 감이 무척 좋았는데 퍼트가 잘 안 돼서 아쉬웠다. 이번 US오픈은 대단히 기대된다”며 올 시즌 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대회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 나이로 치면 올해로 31살. 박세리는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기고 있다. 지난 1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자 친구의 존재를 알렸던 박세리는 최근 ‘슈퍼 땅콩’ 김미현(31‧KTF)의 12월 결혼 소식으로 더욱 심난해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결혼계획에 대한 물음에 박세리는 “나이가 나이다 보니까 가게 되면 가겠지만 아직까지 계획은 없다”며 “혹시 아나요? 저를 데리고 간다면 가야죠”라며 환히 웃어 보였다.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이 발그레해진 걸 보면 그도 천상 여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이는 같아도 생일이 빠른 김미현을 언니라고 부르는 박세리는 “미현이 언니가 테이프를 끊게 돼 부럽긴 한데 혼자 오래 살다 보니 누군가와 함께 해야 된다면 처음에는 좋겠지만 나중에는 부담이 될 것 같다. 오랫동안 놀다가 결혼해야겠다”며 자신의 결혼관에 대해 밝혔다.

◇절친한 김미현 결혼식 부케 받을 예정

김미현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는다는 소문에 대해 그는 “본인(김미현)이 정말 특별하게 준비해준다고 하니까 받게 됐다. 자기 시집간다고 자랑하는 건지…”라며 멋쩍은 듯 말꼬리를 흐렸다. 박세리는 오랜 기간 자신의 라이벌이자 절친한 동료였던 김미현의 결혼 상대자인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한국마사회)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나는 절대 연하는 용서가 안 된다. 어떻게 누나한테 반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손 사레를 친 박세리는 “나이도 어리고 지금은 둘이 워낙 좋을 때니까 내가 인사만할 뿐이다. 내게 연하와의 결혼은 아직까지는 어렵다”고 말해 보수적인 면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골프의 우상’에서 ‘세계 골프의 우상’으로 거듭난 박세리의 미래는 개인의 미래뿐만 아니라 그를 바라보고 있는 국민과 후배들의 미래와도 같다. ‘박세리’라는 이름 하나로 국내 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골프 문화가 바뀌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박세리가 지닌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LPGA 무대에서 맹위를 떨쳤던 태극낭자들이 최근 떨어진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10년 전 박세리가 보여줬던 ‘맨발 종아리’ 투혼이 살아나야만 할 것 같다.


기사제공:뉴시스(http://ww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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