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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비극 통해 평범한 삶의 소중함 전달

日미야베 미유키 ‘낙원’

  • 웹출고시간2008.06.24 20:10: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낙원

미야베 미유키 (지은이), 권일영 (옮긴이) / 문학동네, 1만2천원

올해로 작가 데뷔 20주년을 맞은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소설 ‘낙원’이 발간됐다.

이 책은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모방범’의 등장인물 마에하타 시게코가 등장해 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또 다른 이야기를 그려냈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모방범 사건이후 9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평온한 삶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르포라이터 마에하타 시게코에게 한 중년 여자가 찾아온다.

그녀는 시게코에게 교통사고로 죽은 자신의 아들에게 예지능력이 있었던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아들의 스케치북이 문제였다. 부모가 살해한 중학생 딸의 시체가 16년간 집 아래 묻혀 있다 화재로 인해 발각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도시코의 아들은 그 사건을 연상케 하는 그림을 그려놓았던 것이다.

집 구조의 특징적인 부분, 피부가 온통 회색으로 칠해진 긴 머리 소녀의 그림은 확실히 예의 사건이 일어난 집의 풍경과 흡사했다.

그러나 소녀의 시체는 그림을 그린 도시코의 아들이 사고로 죽고 난 후 발견되었고, 도시코의 아들은 정말 그 가족의 비밀을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특수한 능력이 있어서 사건의 내용을 읽어낸 것일까?

시게코는 ‘모방범’ 사건 당시 인연을 맺은 경찰관계자와 피해자 가족들을 찾아가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그 뒤에 숨겨진 한 가족의 커다란 비극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하나뿐인 아들을 안타까운 사고로 잃은 부인과 손쓸 수 없을 만큼 비행에 빠져버린 딸을 자기 손으로 죽여 버린 후 오랜 세월 위태로운 비밀을 지켜가며 살아온 부부.

이 책에서는 겉으로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 속내만큼은 너무나 다른 두 가족의 초상이 하나의 범죄를 통해 나란히 묘사된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모방범’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입장을 대변한 이야기라면 이 책 ‘낙원’은 가해자의 입장에 서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범죄를 통해 어떻게 변해 가는지, 또한 어떤 과정을 통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지, 이런 범죄 앞에서 가족의 의미는 또 무엇인지를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미야베 미유키는 이 책에서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의 평범한 삶이란 것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미 크고 작은 범죄가 일상생활 깊숙이까지 들어와 있는 현대사회에 인간의 본성에 대해 간결하고도 절실한 의문으로 인간의 어두운 이면과 현대사회의 범죄를 심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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