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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충

옥천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 총무담당

지난 3월15일 서울에서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대회에 시각장애인 마라톤 도우미로 대회에 참가했다.

일반적으로 마라톤 매니아는 첫 메이저대회인 동아마라톤대회에 대비해 러닝과 근력운동 등 동계훈련에 집중적인 훈련을 하고 자신의 기록향상을 위해 대회에 참가한다.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 달림이들도 훈련시에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동계훈련을 하고 대회에 참가하게 되는데 특히 동아마라톤 같은 메이저대회에는 시각장애인 자원봉사 신청자가 많지 않아서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는 안타까운 경우도 생길 수가 있다.

지난해에 대전에서 개최된 '할렌 시각장애인 마라톤대회'에서 60대 시각장애인과 10㎞부분에서 동반주해 우승했던 뿌듯한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시각장애인 자원봉사를 나섰다.

내가 가진 조그만 것을 누군가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배려하면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자원봉사자로 나선 이상 기록 자체도 무의미하고 기록경신 목표는 없었졌지만, 이젠 시각장애인 동반주자를 편안하게 아무 안전사고 없이 완주를 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어 전날에 4시간이내에 완주할 수 있도록 서브-4 페이스 차트를 만들고, 애너지 보충제와 초코렛 등을 챙기고 일찍 잠을 청했지만 자원봉사 경험이 적어 어떻게 달리면 많은 참가자 속에서 자리를 잡으며 안전하게 완주를 할 수 있을까· 염려와 긴장감으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벽 3시30분 기상해 준비물을 챙기고 버스로 이동해 오전 6시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사전에 약속된 인접장소에서 시각장애인 을 소개받고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누면서 가볍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난 후에 60㎝쯤 되는 노랑색 끈을 서로 팔목에 연결하고 후미에서 조심스럽게 천천히 출발했다.

도심 대로에 접어드니 주로가 넓어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자리를 잡고 서서히 페이스를 올려본다. 주로 옆에는 시민들의 응원과 이벤트 장갑을 낀 하이파이브를 외치는 학생들의 모습, 흥겨운 사물놀이 소리에 힘을 얻어 달려 나간다.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앞과 옆의 주자들, 오르막과 내리막길의 노면과 거리, 주로 방향, 노면상태 등을 수시로 예기해주고 또한 오버페이스가 되지 않도록 호흡소리와 얼굴 표정 등을 살피고 주변상황을 설명하면서 동반주를 하게 되니 많은 신경이 쓰이고 애너지 소모도 따르게 된다.

또한 서로 호흡이 잘맞고 힘있게 달리면 팔목의 연결끈이 느슨해지게 되어 좀 더 속도를 올리고, 힘이 떨어지면 팔목끈이 당겨지게 되어 속도를 늦추는 등 팔목끈의 당기는 정도와 호흡 및 발걸음 소리로 상대방의 페이스를 판단하고 속도를 조절하여 달리게 되니 비록 몸은 둘이지만 한사람이 달리는듯 한 착각이 든다.

주로 중간 중간에 급수대에서 목을 축이고 간식과 애너지젤을 보충하면서 잠실대교 위로 접어드니 오른쪽으로 멀리 희미하게 잠실종합운동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고개를 돌려 시각장애인 얼굴을 힐끗 쳐다본다. 거친 호흡소리, 벌어진 입술과 둔탁한 발걸음 소리와 일그러진 얼굴을 보니 무척 힘들어 보인다.

페이스를 늦추고 팔짱을 끼어 주며 "운동장이 보인다. 조그만 더 힘을 내자"고 독려하면서 잠실운동장 붉은색 트랙을 마지막 힘을 내어 스퍼트하고 골인부스 피니스 라인에서 팔짱을 풀고 손을 번쩍 들어 올려 주면서 드디어 골인했다.

기록은 4시간 25분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대학 재학중인 22세 시력을 잃고 좌절과 절망감에 힘든 방황의 시간을 털어내고, 신체부위가 온전한 사람도 이루기 힘든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한 26세의 젊은이에게 조그만 희망과 자신감을 주었다는 기쁨에 뿌듯한 행복을 느낀다.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을 찍고 '다음달 열리는 시각장애인돕기마라톤대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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