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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예

증평군노인복지관 관장

증평지역 노인복지의 메카를 조성하고 있는 증평군노인복지관에서 업무를 시작한 지 두 달 남짓 됐다.

사무실에서 불현 듯 밖을 내다보니 봄을 부르는 전령사 목련이 따스한 봄볕아래 옷을 벗고 소담스럽게 다닥다닥 꽃망울 터트리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촉촉이 봄비가 내린다.

내 어릴 적엔 비가 오면 우산전쟁 이었다. 그 당시엔 집에 멀쩡한 우산이 그리도 귀했는지 먼저 일어나서 들고나가는 사람이 임자가 됐다. 결국 늦게 나가는 사람은 투덜거리며 부실한 우산을 들어야 했다.

우산을 가져가지 않은 오후에 비가 오는 날이면 오지도 않을 엄마를 그리며 혹시나 엄마가 우산을 들고 오지 않을까 많은 우산 틈으로 엄마를 찾던 기억이 난다. 마음이 꽃망울처럼 뭉클 해 진다.

어떤 날은 좁은 우산을 둘이 나누어 쓰다 보니 한쪽이 젖어서 젖은 어깨를 털어내는 비 오는 날도 있고, 비좁은 거리를 우산을 쓰고 가느라 우산끼리 부딪친 날도 떠오른다.

그래도 나는 우산이 참 좋다. 특히 우산이 하나일 때 둘이 있으면 지붕아래 누군가 함께 쓸 수 있어서 좋고, 배려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다.

지금은 중국어 프로그램을 마친 어르신이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덕분인지 비를 피하느라 차량을 향해 달려가신다. 다른 어르신도 함께 타고 왔는지 차를 향해 손바닥으로 비를 가리며 달려가신다. 비 오는 날을 대비해 우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최근에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같은 하늘 아래서 비슷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이다.

내내 울고 웃고 고개를 끄덕이고 뿌듯해하고 후회하기도 하고 내안에서 이런 결심으로 하루를 살다보면 갑자기 만나는 비님에 필요한 우산 같은 존재이고 싶다.

우산을 꽂이에 놓으면 새 우산은 누가 몰래 가져가버리기도 한다.

비 오는 날에 우산을 들고 나갔다 비가 그치면 가져오지 않는 날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꼭 가지고 다니지 않는 우산이지만 만일의 비 오는 날들을 위해 미리 준비해 놓아야겠다.

'노인은 나 자신이요 나의 과거요 나의 미래이다.', '1%의 변화가 100% 삶을 바꾼다.'는 말을 보더라도 노인 인구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어르신들이 경제적이나 정서적으로 작은 문제를 해소해 드려야 한다.

우리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베이비부머 세대로 자녀들을 위하여 헌신하신 노력이 이제는 사회적으로 역할이 상실되고 신체적으로 약자이고 소외계층이지만 평생학습에 신나고 여가 프로그램 활동으로 활기차고 작은 일자리로 행복하고 지역사회의 배려에 감사한 노후생활을 불안하지 않고 기쁨과 감사로 활기차게 살아가셔야 한다.

갑자기 내리는 비 때문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달리는 작은 어려움 하나라도 해결되어 은빛파워를 발휘하시도록 비 맞지 않는 삶을 준비해 드리어야겠다.

비올 때만 이용하는 우산을 준비해 드리자고 숨겨온 내 감정을 우산처럼 펼쳐본다.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는 날을 나는 행복한 날로 여기며 꽃망울 웃음을 터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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