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9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02.12 15:45:57
  • 최종수정2015.02.12 15:45:57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함형수와 빈센트 반 고흐는 정신착란증으로 죽었다.

화가는 해바라기 그림을 남기고 시인은 해바라기 시를 남겼다. 함형수 시인은 생명파 시인답게 생명이 넘치는 언어로 그림을 그린다.

비생명적인 묘비 대신 정열적인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고 한다.

자신이 죽은 후에도 태양처럼 정열적이었던 사랑과 삶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한다.

해바라기 줄기 사이로 끝없이 펼쳐진 푸른 보리밭을 보여 달라고 한다.

그 생명의 터전에서 하늘로 솟구치는 노고지리는 아직도 식지 않고 날아오르는 자기의 꿈이라고 생각해달라고 한다.

이 시를 읽으면 어릴 적 고향의 품에 안긴 듯 포근하고 아늑하다.

해질녘이면 염소가 들어오고 소를 앞세운 농부가 들어온다.

꽃밭에서는 계집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 들리고, 느티나무 가지에선 사내아이들이 마징거제트처럼 날아다닌다.

잊어버린 행복을 다시 찾은 듯하다.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은 듯하다.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게 힘이 불끈 솟는다.

벌거벗어도 아무렇지도 않고, 배고픈 줄 모르고 온종일 쏘다니는 소년이 된다.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처럼 하늘 꼭대기에 올라 지구의 양끝을 바라본다.

시인/권희돈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함형수(1914 - 1946)


청년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빗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