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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6.17 20:15: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김현아 저. - 호미

"그녀들의 이야기가 묻혀 있는 곳은 때로 너무 아름다워서 숨이 막힐 거 같았다. 투명한 풍경 속에 그녀들은 빛-쏟아지는-으로, 안개로, 빗줄기로 떠돌았다. 내가 만난 건 어쩌면 산산이 흩어진 그녀들의 몸이었는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으면서, 빛이면서 형태인, 하나이면서 동시에 만 가지인." 서두에 접한 이 글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애잔함, 서글픔, 측은함으로 몇 번씩 곱씹어 읽으며 작은 설렘이 인다.

눈부신 6월! 고개 들면 온통 초록빛 풍경이 황홀하다. 마음은 수덕사와 수덕여관으로 가서 여성해방 운동에 앞장섰던 신여성,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나혜석의 그림자를 밟고 싶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태어났으나 남존여비 사상에 의해 가부장적인 사회의 희생양이 된 허난설헌의 피우지 못하고 시든 꽃 같은 삶 애도하고 싶다.

우리나라 역사속의 한 획을 그었던 여인들의 삶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정겹다. 경주, 강릉, 부안, 수덕사, 해남으로 이어지는 여행길은 꼭 가보리라 다짐해 본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의 역사를 적절히 인용한 부분은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꿈을 사서 김춘추와 결혼한 문희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후에 보희도 김춘추와 결혼을 했다니 감추어진 부분이 새롭다. 여행하고 싶은 요즘 나만의 오롯한 이야기가 있는 풍경 만끽하고 싶다.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신달자 저. - 민음사

공자가 《논어》〈위정편(爲政篇>에서 "40세는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는 불혹에 대한 의미를 떠올려본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인간에게도 생애 단 한 번은 완전한 주목을 받으며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죽음이다'로 시작하는 담백한 글은 뇌졸증으로 쓰러져 입, 퇴원을 반복하고,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며 24년을 더 산 남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시작되는 고단했지만 그로 인해 시인이 될 수 있었던 삶의 이야기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한 남편의 아내인 그녀는 때로는 속물근성도 보이며, 남편의 출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다행히 남편이 부분적으로 회복을 하고 다시 대학 강단에도 서며 평범한 생활을 하지만 20여 년간의 병간호는 그녀를 참 많이 지치게 했다.

마흔 즈음에 남편의 뇌졸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고, 그런 힘이 그녀를 늦은 나이에 공부하게 했고, 글을 쓰는 힘이 되었겠지. 온실 속의 화초보다는 현재의 그녀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책을 덮고 제목을 읽어보면서 내안에 힘이 생긴다.

마흔인 지금 나도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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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임병렬 청주지방법원장

◇청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났다. 취임 소감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2019년도에 법원 최초로 법원장 후보 추천제도가 시행돼 올해 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확대됐다. 청주지방법원에서는 처음으로 법원장 추천제도에 의해 법원장으로 보임됐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법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또 2018년 법관 정기 인사에 의해 청주지방법원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을 계기로 쾌적한 근무환경과 친절한 법원 분위기, 도민들의 높은 준법정신 등으로 인해 20여 년간의 법관 생활 중 가장 훌륭한 법원이라고 느껴 이곳에서 법관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때마침 대법원에서 시행하는 '장기근무법관 지원제'가 있었고, 청주지방법원 장기근무 법관으로 지원·선정돼 6년째 청주지방법원에 근무하고 있다. 평소 애착을 느꼈던 청주지방법원의 법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 올해 중점 추진하는 사업은? "첫째로 좋은 재판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좋은 재판은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절차를 거쳐 당사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결과에 승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관 언행 개선과 법원 직원의 의식개선,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