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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충북환경연대대표

유사 이래 충주 최대의 행사는 2013년 탄금호에서 열린 세계조정대회다.

80개국에서 약3천명의 선수와 관계자들이 참여했고 국내외 언론에 충주가 내내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위해 철저히 희생된 것이 있다.

그 예정지인 중앙탑면 탑평리에서 후기신라 5소경의 하나인 중원경 치소로 추정된 큰 건물터와 백제주거지, 고구려온돌 등이 발굴됐다.

그간 중원문화는 삼국혼합문화의 특성을 지닌다고 했는데 증거가 밝혀진 셈이다.

유적지가 대회장과 겹치는 상황에서 원형보전은 힘들었다.

당시 충북환경연대는 "1회적인 대회를 위해 자손만대의 보고를 훼손할 수 없다. 유적지를 보전하는 것이 관광에 더 도움이 된다. 적자행사가 불가피 하니 대회 후 해체 가능한 방식으로 짓자.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니 유적지를 유리로 씌워 개방하자."라고 의견을 냈으나 거부됐다.

결국 문화재는 묻고 강물과 콘크리트 건물만 드러낸 행사가 됐다.

우리나라 3대악성중 한분인 우륵의 예술혼과 임진란으로 몰살당한 8천병사들의 한이 서린 곳으로 알려진 탄금대가 있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삼국초 한반도 최고의 철산업단지'라는 묻힌 역사가 있다.

1991년 충주공업전문대학박물관의 지표조사에서 토성이 드러났고 2009년 중원문화재연구원의 발굴로 덩이쇠 40매와 송풍관조각, 저수시설 등이 빛을 보았다.

이 연구원은 "탄금대토성은 물론 탄금대 전체는 백제의 제철유적이 집중적으로 분포....토성은 4세기 중후반 ...철을 생산하는 세력에 의해 축조경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흥미 있는 보고는 일본서기 신공황후 관련 기사 "근초고왕이 왜의 사신 이파이에게 철정 40매를 주었다...'칠지도'의 철산지가 곡나철산"이란 내용을 들면서 이와 관련된 곳의 하나로 "충주가 주목된다"고 한 것이다.

연구원은 2006년에 탄금대 남측에서 '칠지도' 제작시기와 겹치는 제철로도 발견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로를 비롯한 제철유구가 확인됨으로써 탄금대 주변에 제철유적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지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舒)의 상태는 양호해 보존할 필요가 있으나 그 방법이 없으므로 현장에서 매몰하여 보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매트 기초 위에 복토한 뒤 건축물을 신축하도록 한다"는 의견도 냈다.

지금은 토성도 제철유적지도 되 메워 알 수 없게 됐다.

충주세무서 신축부지인 금릉동에선 고리자루칼 2점과 철모 8점, 철촉 21점 등 227점의 철기가, 삼한시대의 토광묘149기가 조사됐다.

이일을 한 충북대박물관은 "충주를 마한의 소국 가운데 하나로 비정하여도 될 것 같다"란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이곳이 엄청난 역사를 간직한 곳임을 잘 알려 주는 것이 없다.

겨우 세무서에 손바닥만 한 전시공간뿐이다.

2004년 도로공사과정에서 '쇠꼬지 황금박쥐서식지'가 발견됐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대체 서식지로의 이주가 가능하다"고 해 오랜 된 철산이자 황금박쥐서식지인 쇠꼬지를 훼손되는데 적극 기여했다.

도로도 내고 쇠꼬지도 보전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외면했다.

사대강사업 때 환경평가가 개발의 날개를 달아주었듯 문화재조사와 관련심의위원회도 대개 그렇다.

이번 호암동 전국체전부지에서 발굴된 삼한시대 우두머리 추정무덤 등 유적지도 이런 전철을 밟을까 염려된다.

상고 문헌자료가 철저히 말살 왜곡된 지금, 유적지의 원형을 보전하는 일은 민족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다.

조선왕조가 사대사관과 문서수거령을 통해 겨레의 역사를 스스로 말살했듯, 외세의 지배를 받지 않는 대한의 하늘아래서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회적인 대회를 위해 민족혼과 자손만대의 자원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

건축기술이 크게 진보했다. 지혜를 모아 체전도 치르고 문화재도 보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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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