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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1.29 14:32:58
  • 최종수정2015.01.29 14:32:58

윤나라

괴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순경

'안일한 가정폭력 대응에 ..... 아내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사건'이라는 제하의 내용으로 경찰의 미흡한 가정폭력 사건 대처과정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국민에게 뭇매를 맞았다. 이 사건을 접하고 가정폭력 담당경찰관인 나로서는 커다란 중압감을 느꼈다.

내가 6개월 전 경찰에 투신 처음 맡은 담당업무가 가정폭력 업무로 경찰에 입문 전 평범한 시각으로 그리 어렵지 않고 사건도 많지 않을 거라는 단순하고 안이한 생각으로 업무를 시작한 건 큰 착각이었다.

우리서 관내 한 달 평균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20건 내외이나 다문화 가정이 많은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사건의 실상은 심각하다.

얼마 전 우리 관내에서 술에 취한 남편이 처와 말다툼 도중 처의 이를 부러뜨리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 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접하고 갑자기 허탈해졌다. 그동안 다문화가족 등 여성들이 많이 있는 장소, 행사장에 참여하여 가정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가정폭력은 범죄라고 그렇게 외치며 홍보를 했고, 나름 노력을 했다고 자부했는데 말이다.

아직도 일부 주민들은 가정폭력이 집 내부의 일이니 경찰관은 관여하지 말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가정은 사회 최소한의 단위로 가정이 불행해지면 이에 따라 사회도 불행해지며 가정폭력은 학교폭력 등 다른 범죄로 이어져 고리처럼 불행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내가 담당하는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 활동을 보자.

주민들에게 가정폭력은 심각하고 근절되어야 할 중대한 범죄라는 예방교육 및 신고절차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가정폭력사건 발생 시 현장경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폭력행위의 제지 및 격리 등 응급조치를 하고 병원·상담소·보호시설 연계 등 피해자 보호·지원 활동, 가정폭력 솔루션 팀을 구성하여 피해가정에 대한 종합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사후관리로는 가정폭력 재발 우려가정을 선정하여 피해자와 지속적인 전화 상담 및 방문면담으로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추가 피해사례 등을 접수하여 사법처리 진행·퇴거 등 임시조치신청과 같은 법률 안내 및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전담경찰관인 나를 중심으로 현장교육팀을 구성하여 지구대·파출소 현장대응의 미비점을 분석하고 대응요령에 대한 코칭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가정폭력 근절 방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 사건이 거의 매일같이 한 건 이상 발생한다. 다시 한 번 우리의 대응 노력이 문제점이 있는지 점검하고 주민들이 안전한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찰의 접근방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경찰만의 노력으로 가정폭력이 근절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나도 전담경찰관으로서의 가정폭력 근절에 최선을 다하고 주민들에게도 가정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호소 할 것이다. 한 명의 힘보다 여러 사람의 힘이 뭉치면 산도 옮긴다 하지 않았는가 이처럼 우리도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건강한 가정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정폭력에 관한 교육을 다닐 때 마다 마지막 슬라이드에 이 문구가 있는데 읽는 사람에게 나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하는 구절이다.

"이 세상 모든 아버지의 마음이 처음과 같이 영원하며 아버지와 함께하는 모든 아내와 아이들이 평화롭기를 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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