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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제

농협중앙회 보은군농정지원단장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제각기 자기의 길을 갑시다.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어느 쪽이 더 좋은가 하는 것은 오직 신만이 알 뿐입니다."

소크라테스가 남긴 이 담담한 마지막 문장은 오래도록 감동으로 남는다. 그의 죽음이 다가올수록 아쉽다거나 슬픈 감정이 일기보다는 오히려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대한 태도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는 죽음 자체를 찬양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힘든 선택 앞에서 비굴하게 타협하는 대신 당당한 최후를 선택함으로써 영원히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공병호의 고전강독 1'에 나오는 구절이다.

새해 벽두, 지난해에 대한 정리와 신년 계획을 구상 하던 중 지난주에 나는 아주 뜻깊은 행사에 다녀왔다.

30여년을 넘게 농협에 봉직하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보은 지역의 한 농협동인을 위해 충북도내 전 농협계통 임직원들이 모금한 성금을 전달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도내 4천여 임직원 대부분은 운명을 달리한 동인의 얼굴을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동시대에 함께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같은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십시일반 모은 성금이기에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그들이 보여준 성의와 정성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우리 중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예상치도 못한 가장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 실의에 빠진 유가족의 슬픔이야 어찌 헤아릴 수 있겠냐만 뜻밖의 정성을 전달받은 유가족은 깊은 감사와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표시로 눈시울을 붉혔다.

유난히도 슬픈 사건이 많았던 지난 해를 보내며 나는 많은 회한을 느꼈다.

2014년 한해 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안겨준 이순신, 정도전, 변호인은 현실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고 우리 모두는 미생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현실에선 세월호 사건이 사회지도층에 대한 신뢰, 공적 신뢰를 완전히 붕괴시켰다. 눈앞에서 배가 침몰해가는데 그 안의 학생을 단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시스템, 땅콩회항이라는 대한민국 지도층의 초갑질 행태, 아까운 청춘을 덮어버린 경주리조트 붕괴사건, 후임병을 죽음에 몰고간 구타 및 가혹행위 앞에서 현실이 달라질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 해 8월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전 국민은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등 상처받은 자들을 따뜻하게 보듬은 교황 덕분에 세월호 참사로 비탄에 잠겨 있던 국민들은 그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세상은 법과 제도만 만들면 되고 그에 관련된 세금으로 모든 것이 해결 되는것으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 큰 사회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항상 그래왔다.

일부 국민들도 법과 제도만 강조 할 뿐, 그 속에서 자신이 책임져야 할 몫에 대해서는 의견이 없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를 위해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지켜야할 행동과 윤리가 언급된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의 이익과 권리만을 요구하고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만이 정당한 방법으로 치부되어 왔다.

초고속 경쟁사회와 황금만능주의 세태의 영향 때문인지 자신에 대해 느긋하고 깊이있는 성찰을 하는 개인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성숙한 사회는 결국 성숙한 각 개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사회다. 성숙한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반성과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성숙한 사회 속의 조직은 공감대 형성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하며, 이런 조직만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번 성금의 모금과정에서 조건 없이 동참해준 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은 이제까지 주변의 상황과 대비되는 아름답고 성숙한 의식이 아닌가 생각된다. 타인의 허망하고 안타까운 죽음이 주변에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는 요즘, 어느새 그것에 대한 감정이 무뎌지고 있는 무거운 현실 속에서 더욱 더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 그리고 성숙한 책임의식 일 것이다.

을미년 새해에는 우리 주변에 더욱 행복하고 희망적인 소식들로 가득 차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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