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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회남초 교장·아동문학가

TV에 매일매일 피곤하다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 어린이가 나와 지옥에서 구해 달라한다. 국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준다는 대국민 토크쇼에 토로한 고민은 학원 12개를 다니고 새벽 1시까지 학원 숙제를 하는 공부지옥에서 구해 달라는 것이다.

그 아이 엄마도 등장하였다. 그 엄마는 '음악이 약간 부족해서 더 시켜볼까 생각 중'이라는 것이다. 이를 보고 '사교육의 광풍'이라고 혀를 차지만 엄마는 아직도 부족하단다.

부모들은 직장 일이 끝나면 집에 와 휴식을 취하거나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은 학교 공부가 끝나면 학원 가방을 바꾸어 들고 학원으로 이어달리기를 한다. 아니면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을 하고, 돌봄 교실에서 간식을 먹고, 학원이나 지역 공부방으로 가서 오후를 보낸다. 밤이 되어도 끝나지 않는다. 학교와 학원 숙제를 하고, 인터넷 과외나 사이버 학습을 하고…. 참으로 공부를 많이 한다.

노동자들의 주당 근로시간이 40시간이다. 아이들의 공부시간은 주당 몇 시간인가? 노동자들의 근로시간보다 엄청난 시간 동안 공부를 하고 있다. 노동자가 8시간 일하면 16시간은 자기 시간이다. 아이들은 16시간 공부해도 8시간이 온전한 내 시간이 아니다.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효과를 거둔다면 아마 이 나라는 모두 전문가 집단이 되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따라오지 못할 국가적 위상을 떨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부터 공부에 지친 아이들은 풀이 죽고 시들시들해진다. 생기 없는 아이들이 교실에 멍하니 앉아 있다. 이 피로는 누적되어 중·고등학교로 가면 갈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심심찮게 보도되는 뉴스 속에 아이가 부모에게 못할 짓을 한 내용들이 있다. 이유는 공부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다. 해도 해도 끝없이 높아지는 부모의 요구를 따라 줄 수 없는 아이들이 저지르는 일은 상상 외로 끔찍하다.

공부지옥에서 탈출하고 싶은 4학년 여자 어린이의 소망은 '엄마와 산책도 하고, 친구들과 놀고 싶고, 잠도 많이 자고 싶다.'라는 것이다. 이 소박한 소망을 들어줄 부모가 아이에겐 필요하다.

겨울방학이다. 학원이 없는 곳의 아이들이라고 방학에 쉬는 것은 아니다. 겨울 방학 아카데미 교실, 돌봄 교실 참여 등으로 방학 내내 학교에 온다. 농한기라 바쁜 것도 없지만 아침이면 애들을 깨워 학교로 보낸다.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시중들어 주고 보살피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학교로 보내야 편하단다. 부모 곁에서 어리광부리고 싶은 아이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부모가 많다.

방학분산제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런 상황이면 있으나 마나다. 한자를 풀면 '배움을 놓다'라는 의미를 지닌 '방학'은 아이들이 아이답게 뛰놀고 즐기는 기간이어야 한다. 내 아이가 귀엽다면서 같이 데리고 있는 걸 귀찮아하기 보다는 규칙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늦잠도 자고 맘껏 놀고 싶은 생활을 하는 방학다운 방학을 보내고, 새해를 맞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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