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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30 17:34:05
  • 최종수정2014.12.30 17:34:05

배철영

청주시 운천·신봉동장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겨울은 언제나 첫 눈으로 시작된다. 겨울의 상징인 흰 눈을 보면 설원의 러브스토리가 떠오르기 보단 걱정이 앞선다. 눈길 교통사고, 서민들의 난방비 부담, 그리고 고장 난 전기장판 위에서 웅크린 채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홀몸 노인이 없을지 염려된다. 그래도 하얀 겨울이 아름다운 이유가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2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모금액 3천286억7천700만원을 목표로 '희망2015 나눔캠페인' 출범식과 함께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가졌다. 지난 1일에는 대한적십자사가 내년도 회비모금 선포식을 가졌다. 선포식과 함께 '사랑을 켜면 희망이 보입니다' 라는 주제로 528억원을 목표로 하는 모금활동도 시작했다. 사랑의 열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같은 날 구세군에서도 '자선냄비 시종식'을 갖고 65억원을 목표로 전국 360여 곳에서 일제히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이 하얀 겨울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금 대부분이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십시일반 모인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강으로 흘러 바다를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이 때문에 추운 겨울에도 사람의 온정을 더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얀 눈이 비로소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대부분 국민들이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티끌도 모아야 태산이 된다는 점이다. 이 티끌을 모으는 사람들의 수고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은 듯하다.

많은 서민들이 나눔의 마음을 갖고 있어도 주머니 돈을 적십자사나 여타 모금창구까지 시간을 내서 찾아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소중한 마음들을 티끌처럼 일일이 찾아다니며 태산으로 쌓아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통장, 이장님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생하시는 분들이 도심지역의 통장님들이다. 거주의 이동이 많고 이웃 간 소통이 적은 도심지역에서는 찾아온 통장의 신분부터 의심하는 일도 일어난다. 신분을 증명해도 통장이 왜 성금을 모집하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일을 경험한 통장님들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심지어 자긍심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남모르는 가슴 속 상처는 한 해가 지나도 아물지 않고 두려움으로 닥쳐온다는 하소연을 들으면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든다.

주로 연말연시에 모금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은 1년 동안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삶의 끈이 된다. 적십자회비는 예기치 못한 재난을 당한 국민들에게 가장 먼저 구호의 손길을 전해주는 재원이 된다. 이런 이유로 행정기관에서 참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적십자회비다. 그리고 행정의 최 일선에서 온몸으로 겨울의 한기를 맞으며 힘든 부분을 감내하는 사람들. 발품을 팔아 직접 땀 흘리며 수고해주시는 분들이 청주시 1천600명의 이·통장님들이다.

혹한 겨울, 나보다 더 어려운 누군가를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을 티끌처럼 부지런히 실어 나르는 통장님들의 땀방울이 '살만한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꽃 피우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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