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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충

옥천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 총무담당

"올해 마지막대회니 기록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뛰자"면서 출발부스에 섰지만...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임을 새삼 느끼게 해 준 대회였다.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서울중앙마라톤! 당일 새벽 3시20분 알람소리에 기상해 배번과 유니폼을 챙기고 서둘러 대전 인터체인지 입구의 원두막에서 새벽 4시 버스에 탑승했다.

중간에 입장휴게소에서 며칠 전 끓여 놓았을 성 싶은 푹퍼진 맛없는 육개장으로 아침을 해결 후 새벽 6시40분 잠실운동장에 도착했다.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시각! 휴대폰 빛에 의지해 썬크림과 바세린, 테이핑 등 예쁘게 화장하고 운동장 옆 훈련장에서 스트레칭 후 가볍게 트랙을 돌며 몸을 푼다.

대회 출발시각인 오전 8시 쌀쌀한 아침날씨였지만 출발선 그룹 인파속으로 들어가니 따스한 기운이 몸이 베어듬이 느껴진다. 휠체어국제마라톤 선수들이 먼저 출발하고 이어서 세계적인 마라토너와 엘리트 등록선수들이 출발했다.

이제 나에게 배정된 A그룹차례다. 연습도 안했으니 그냥 편안하게 완주하자고 다짐 또 다짐하면서 카우트 다운을 힘차게 외쳤다.

길가에 쾡과리를 치며 파이팅을 외쳐주는 서울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도심속을 빠져나와 성남시 인근으로 접어드니 가을이 정점에 접어들었음을 느낀다.

아스팔트 위에 나딩구는 가로수 잎들은 힘차게 내딛는 주자들의 발바닥에 바스러지고 마치 일정한 리듬으로 자각자각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을 안고 발자국 소리에 맟추어 리듬을 타고 달리니 한결 호흡이 편안해짐을 느끼면서 반환점까지 달렸다.

반환점 21㎞를 턴하면서 시계를 보니 1시간38분. 5㎞ 페이스로 달린 것 같다. 이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면 서브 3.3 목표달성이다.

아! 그러나 이것으로 끝! 이후 호흡이 거칠어지고 발걸음이 무뎌져 도무지 떨어지질 않는다. 엎친데 덮친격! 35㎞지점에선 왼쪽 다리에서 쥐가 나 한참동안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쥐를 쫒아내고 지체했던 시간 만회를 위해 다시 힘을 냈다.

하지만 체력은 바닥이 나고 또 다른 내가 중간중간에 포기하자고 협상을 걸어왔지만 간신히 거절하고 남은 구간 빠른 걸음 수준으로 힘들게 뛰다 보니 앞에 잠실 주경기장이 눈에 들어온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니 도착지점 부스 앞에 있는 기록판에 3시간45분을 선명하게 들어오고 "50분은 넘기지 말아야지" 마음먹고 붉은 400m트랙을 남은 힘을 다해 힘차게 밟아 마지막 스퍼트 기록 3시간48분54초를 찍었다.

올 한해 싱글을 달성하고자 여름훈련을 많이 했었는데...영동울트라마라톤 대회 참가 이후로 페이스 리듬이 깨진 것 같다. 지난달 10월26일에 열렸던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대회에서도 느꼈던 "마라톤은 정직하다"는 사실을, 연습없이 의지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올 한해 계획했던 대회참가를 마감했다.

지난 3월 공주동아마라톤을 시작으로 서울중앙마라톤대회까지 시각장애인 자원봉사10㎞, 하프코스 2회, 풀코스 7회, 울트라 1회 등 11개 대회에 참가해 총 426㎞를 완주한 것이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직원분들이 휴일에도 가정사 제쳐두고 우리교육청의 홍보활동과 함께 대회장에 나와 응원해주고 격려해 준 덕이 아닌가 생각하며 격려와 함께 1m 1원의 적립금 모금에 동참해 준 모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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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