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8.06.09 21:24:2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관 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 "아가리가 광주리만 해도 막말은 못 한다." "세모시 키우는 사람하고 자식 키우는 놈은 막말을 못한다."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가끔은 사용하는 경구다. 모두 과도한 말의 쓰임과 관련해 ‘막말'의 자제를 경고하고 있다.

***신념의 과장 유무 확인할 때

‘막말'의 사전적 정의는 두 가지다. 첫째는 뒤에 여유를 두지 않고 잘라서 말하거나 그렇게 하는 말을 뜻한다. 둘째는 나오는 대로 함부로 속되게 말하거나 그렇게 하는 말을 의미한다. 모두 부정적이다.

정우택 충북도지사가 남상우 청주시장을 향해 사전의 두 번째 정의에 해당하는 막말을 토해냈다. 왜 그랬을까.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정 지사와 남 시장은 그동안 청주부시장 인선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결국 이번 막말 소동은 청주부시장 인선 때문에 생겼다고 봐도 그르지 않다.

문제는 이번 소동이 청주부시장 인선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은데 있다. 둘 사이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졌기 때문이다. 지역의 관심도 이제 청주부시장 인선이라는 본질보다 정 지사와 남 시장의 입에 더 쏠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정 지사와 남 시장이 그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에 큰 관심을 갖고 싶지 않다. 다만 충북도정과 청주시정을 책임지는 공인으로서 말을 하는데 얼마나 신중했는지를 묻고 싶다.

두 자치단체장의 감정대립이 장기화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지역주민들이다. 따라서 정 지사와 남 시장은 우선 지금까지의 과도한 언행에 대해 서로 사과해야 한다. 그게 청주부시장 인선보다 먼저다.

나는 개인적으로 청주부시장 인선을 놓고 벌이는 두 단체장의 기 싸움을 서로의 신념 싸움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세간의 의심처럼 무슨 정치적 숨은 의도를 운운하고 싶지 않다. 또 더 이상 막말은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시 막말이 계속되면 본질인 인사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릇 신념이라 함은 굽지 않고 곧은 것이라야 한다. 하지만 그 신념이 다른 사람들에게 폭넓은 교감과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거기에 타인을 존중하는 배려와 절제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대개 신념의 실천 과정에 합리적 논거만 있을 뿐 배려와 절제가 동반되지 않을 때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신념을 상대를 장악하고 제압하는 수단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지사와 남 시장까지 그래선 곤란하다. 신념은 상대방을 장악하거나 제압하는 것과 별로 상관없다. 오히려 자신을 부단히 감시하고 단련하기 위한 원칙이나 준거로 쓰일 때 더 빛난다.

신념이 그저 상대를 장악하고 제압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정치적 도그마와 다를 게 없다.

역사상의 독재자들을 보라. 그들은 자신의 신념을 다 그렇게 악용, 비극적 종말을 맞았다.

정 지사와 남 시장은 자신의 신념이 과장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말이 미칠 파장 정도까지 고려했는지도 헤아려 봐야 한다. 지금 달리는 기차에서 금방 내릴 뜻이 없다면 꼭 그래야 한다.

***소리 없이 강한 내공 쌓아야

사마천(司馬遷)이 쓴 ‘사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열전(列傳)'이다. 열전에는 잘나가다가 망한 이야기, 밑바닥에서 흥하게 된 이야기 등 수많은 인간 드라마가 적혀 있다.

2천년이 지난 지금 현대에도 여전히 열전은 쓰이고 있다. 열전에는 항상 주인공의 어록이 등장한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에선 늘 높게 쌓인 내공이 위력을 발휘했다.

죽일 정도로 미운 사람이 있어도‘죽일 놈' '나쁜 놈'하고 말을 내뱉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컸다.

나는 정 지사와 남 시장의 막말 공방이 내공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보통 사람들과 내공 차이를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말은 그 말을 하는 본인의 속내를 드러내는 내시경이다. 따라서 그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할 필요가 없다. 소리 없이 강한 두 자치단체장의 내공의 힘을 주문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