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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23 18:10:31
  • 최종수정2014.12.23 18:10:31

이상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이용팀 보건연구관

지난 주, 한 직원이 딸아이가 아프다며 일찍 퇴근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실험실 여직원이 배가 아프다며 결근을 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하루 지나서 이야기를 들으니 다들 배 아프고, 설사를 해서 병원에 다녀왔단다. 장염이라고 진단을 받고 치료도 받고 입원을 했단다. 요즘 추위가 왔다 갔다 하니 몸이 견뎌내질 못하는 것이다. 체력이 약해서 추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장염을 많이 앓는다. 몸이 좀 튼튼하면 추위도 이겨내고, 아픈 것도 자연히 나아 건강해지련만, 이런 친구들은 오래도록 고생하고, 기운도 못차려서 고생한다. 윗 사람으로서 보면 이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의 대변문을 읽으면 '한사(寒邪)가 대장에 있으면 뱃속에서 소리가 나고 소화되지 않은 것을 설사한다. 오한이 나고 몸이 무거우며, 배가 불러 오르고 끊어질 듯 아프며, 우레 소리가 나고 물똥이 나오며 속이 차서 음식이 소화되지 않는다' 이것이 한설(寒泄, 찬 설사)이다. 한설을 설명한 내용 뒤에 여러 가지 한약 처방이 나온다. 한약처방은 한의사와 상담해서 잘 지어먹으면 될 것인데, 당장 집에서 배가 아파 우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따로 알고 있지 않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내용이 동의보감에 바로 써 있으면 좋으련만 이것 저것 써 있어서 복잡하기만 할뿐이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복잡하기는 매 한가지다.

요즘처럼 추위가 오락가락할 때 장염에 걸리는 것은 여름철 장염과 다르게 추위 때문에 나타난 증상이다. 대장에서 찬 기운을 없애주어야 하고 찬 기운이 들지 않도록 기운을 보충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이 내용이 동의보감 내용의 전부이다.

먼저 동의보감을 살펴보면 찹쌀, 도토리가루, 말린 생강 등을 손쉽게 쓸 수 있다. 찹쌀을 반은 볶고 반은 생으로 해서 죽을 쑤어먹으면 설사가 멎는다. 도토리 가루는 대장을 두텁게 해서 설사를 멎게 하니 미음에 타서 먹는다. 말린 생강은 물에 달여서 먹거나 가루내서 먹으면 좋다고 되어 있다. 삽주의 뿌리인 백출도 설사를 멎게 한다. 백작약은 백출과 함께 달여먹거나 가루내어 먹거나 다 좋다고 한다. 강황이나 울금을 차로 마셔도 되고, 요리로 먹어도 좋다.

지금까지 집에서 그냥 찹쌀죽을 먹는 것보다 반반으로 해서 죽을 끓이고, 강황가루나 울금가루를 넣는 것도 좋고, 도토리 가루를 넣는 것도 좋다. 백출과 백작약은 죽을 쑤어 먹기보다는 차로 마시는 것이 좋고, 가루를 먹는 것도 좋겠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왔다면 동의보감식으로 찹쌀죽을 쑤어먹거나, 도토리 가루를 넣어 죽을 쑤어먹어서 설사를 막고, 생강, 강황이나 울금을 차로 마셔서 대장의 찬 기운을 없애고 장을 따뜻하게 한다. 또, 배를 따뜻하게 하면 통증이 없어져서 다들 배를 따뜻하게 한다. 배를 따뜻하게 하면서 허리를 뜨겁게 해주면 증상이 개선된다. 춥게 느껴지는 곳을 중심으로 뜨거울 정도로 해주면 빨리 호전된다. 물도 뜨거운 물을 천천히 마시면 좋다.

한의학에 따르면 겨울철 장염은 한사직중(寒邪直中)이라고 한다. 가벼운 감기에서부터 심각한 전염병까지를 지칭하는 상한(傷寒)의 일종이다. 한사직중은 대장에 감기가 든 것이다. 가벼운 것은 대장이고 위중해지면 소장까지도 가고, 위(胃)에도 병이 든다. 집에서 장염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한의원이나 병원을 다녀온 후 앞에서 말한 것처럼 손쉽게 조리를 하면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찬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허리와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겨울철 감기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고 감기예방수칙인 손씻기, 잠잘자기, 잘먹기를 철저히 지켜 장염으로 고생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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