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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충북도립대학 교수

전국이 축제의 도가니이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미뤄졌던 행사가 지금 이 시기에 봇물 터지듯 한꺼번에 열리니 날마다 축제요, 신나는 놀이마당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축제가 약 3천가지나 된다고 하니 국민들 입장에선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풍성한 한 철을 만끽할 수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이름뿐인 축제도 많아 외화내빈의 우리 문화수준을 보는 것 같아 한편으론 씁쓸하기까지 하다.

감각을 자극하는 화려한 축제와는 다르게 마치 르네상스의 부흥기를 맞이한 거처럼 우리 주변에서는 인문학의 향연도 펼쳐지고 있다. 대학의 특강에서부터 평생교육기관의 프로그램, 지자체의 문화강연, 지역의 도서관과 문화 관련 단체에서 주관하는 인문학 강의가 풍성하게 널려 있다. 참 반갑고 마음이 부자가 된 느낌이다.

필자도 지난 주에 대전에서 열린 '제3회 세계인문학포럼'에 다녀왔다. 내건 주제가 '질주하는 과학기술시대의 인문학'이다. 시의적절한 주제이기도 하고, 또 전공영역이라 3일 연속 가봤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양식 속에서 우리들은 어떤 삶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삶의 질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지, 석학들의 견해와 주장을 접할 수 있었다. 물질문명의 풍요로움 속에 점점 더 소외되어 가는 현대인들의 정신적 공허를 어떤 새로운 철학과 가치로 채워야 되는 지, 열심히 경청하고 메모하고 나 자신을 돌아봤다. 모처럼 허기가 채워진 것 같아 돌아오는 내내 행복했다.

요즘 다시 인문학의 열풍이 부는 것 같다. 강단에서 그들만의 잔치에 그쳐 인문학의 위기를 초래하고, 과학 기술과 같은 실용적인 면이 절대 부족한 인문학의 한계 등으로 인해 대중과 유리된 인문학이 인문학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부단히 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인문학은 결국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인간의 삶인가?' 란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찾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인문학은 인간학이다.

인문학의 본질은 비판과 성찰이다. 비판은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 위한 과정이고 타자를 향한다. 대안이 없는 비판은 자칫 비난에 그치기 쉽다. 성찰은 자아를 향한 것으로 나를 돌아보게 한다. 학문을 하는 것도, 일을 하는 것도 결국 참다운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려는데 있다. 그런 면에서 실용학문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인문학은 자칫 공허한 외침으로 들릴 수도 있다. 현실의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것은 기술과 기능이지, 말잔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학 역사 철학으로 대표되는 인문학은 당장 그 결과가 드러나고 현실에 유용한 재화로 교환되어 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고 돈으로 계산되는 것만이 진실 되고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분명 보이지 않는 힘으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윤기를 내고, 여유와 풍성함을 가져다주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기능하고 있다. 마치 전기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빛과 열을 낼 수 있고, 기차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그래서 인성이 무너지는 요즘 더 인문학의 부활을 꿈꾸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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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