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8.05.26 21:17: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허파탈로치' 조철호(58) 수정초등학교장의 꿈은 '집보다 좋은 학교'를 만드는 일이다. 허파에 바람들어간 페스탈로치의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이다. 허파탈로치는 속리산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작은 산골학교 조 교장의 별명이다. 교육에 대한 열정이 페스탈로치 못지않다 해서 동료 교사들이 붙여줬다.

***오늘 밤에도 열리는 학교

지난해 가을 산행 길에 우정을 나누는 선·후배들과 속리산 수정초를 찾았다. 조철호 교장이 반갑게 맞았다. 첫 만남이었다. 그의 첫 인상은 매우 적극적이고 활력에 넘쳤다. 열의도 대단했다.

기분 좋은 수다는 한참동안 이어졌다. 우리의 수다가 마무리돼 갈 무렵 준비해 간 몇 가지 학용품을 전했다. 그리고 이 곳 저 곳을 둘러봤다.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지난 2004년 11월 문을 열었다. 지금은 ‘밤에도 열리는 학교' 프로그램에 따라 밤 10시까지 불이 훤하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밤에도 열린 학교'는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다. 그리고 그의 열정은 곧 기적을 만들었다.

2003년 초임 교장으로 온 그의 눈에 맨 먼저 들어온 것은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아이들의 현실은 ‘방치 상태'였다.

학부모 대부분은 식당이나 숙박 시설, 기념품 가게 등 속리산 관광지구내 상가에서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을 돌 볼 시간이 거의 없다. 가까운 곳에 학원도 없다. 아이들이 공부는 고사하고 놀 곳도 마땅치 않았다.

그는 그 때 아이들의 방과 후까지 책임지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생긴 프로젝트가 ‘밤에도 열리는 학교??다. 공전의 히트였다. 학부모들의 한 숨도 점차 사라졌다.

밤 8시부터 월요일 ‘일본어와 중국어교실', 화요일 '원어민과 함께 놀아요', 수요일 '책 읽어 주는 선생님', 목요일 '한자교실', 금요일 '속리산 동요교실'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여름·겨울 방학 기간에는 각 4주씩과 봄 방학 중 ‘방학 아카데미'가 운영된다. 군 내 결혼이민여성과 자녀 등 가족들을 위해 '한국 바로알기' '어머니 나라 문화 알기' 등 다문화 가정교육의 새로운 모델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의 가장 큰 성공은 속리산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인 점이다. 속리산 황톳길 오리숲 걷기, 속리산 사랑 가족 등반대회 등 이 학교의 많은 행사는 이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탈 정도다.

한 마디로 아이들과 학교, 주민이 하나가 된 셈이다. 이 학교 학부모들과 아이들은 이제 그를 보면 진심을 가득 담아 외친다. “사랑해요 속리산. 사랑해요 교장 선생님."

민판동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이 학교는 보기에도 참 좋다. 속리산 최고의 암릉미를 자랑하는 서북능선은 곧바로 병풍이다. 바로 앞에 흐르는 맑은 물은 수정처럼 맑다. 그러나 아이들과 학교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더 맑아 속리산은 더욱 아름답다.

어떠한 것이든 아직 탐색되지 않은 면이 있다고 했던가. 그는 지금도 그 것을 찾고 있다. 아이들도 이제 그와 함께 하나가 됐다. 그리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줄탁동시'의 경이로움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

***집보다 좋은 학교 만들기

그의 남다른 교육열정은 전교생 100명 남짓한 산골학교를 전국 최고 학교로 만들었다. 2005년 교단수기 교육부장관상 수상, 2006년 교육부 선정 최우수학교, 2006년 행자부의 공무원 고객만족 우수사례 선정, 2005년 이후 3차례에 걸친 충북혁신경진대회 최우수 차지 등이 그 증거다.

올해는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인 3회 아산교육상까지 받는다. 이 상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2005년 제정됐다. (재)한국지역사회교육연구원이 해마다 학교와 지역사회교육에 헌신한 교육자 1명씩을 뽑아 상패와 함께 2천만원의 상금도 준다.

‘집보다 좋은 학교 만들기'는 그의 평생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허파탈로치' 조 교장은 오늘도 너무 바쁘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