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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에 영동·옥천포도 열과 확산

포도즙 가공해도 안팔려 '막막'

  • 웹출고시간2014.08.26 13:08:13
  • 최종수정2014.08.26 18:41:06

궂은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동군 심천면의 한 포도밭 바닥에 알 터진 열과 포도가 수북이 쌓여있다.

영동·옥천 포도농가들이 가을장마에 터진 포도 처리에 울상을 짓고 있다.

이 때문에 포도즙을 짜서 파는 영동의 S영농조합은 올해 가공량을 크게 줄일 계획이다.

지난해 회원들이 생산한 10t이 넘는 포도를 즙으로 가공했지만, 아직도 창고 안에 절반 넘는 분량이 재고로 남아있다.

만생종 포도인 '마스카베리에이(MBA)'로 가공한 이 조합의 포도즙은 한때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아 1상자(50봉지)당 3만5천원씩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세월호 여파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할인행사에도 매출이 급감했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여러 종류의 과일즙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포도즙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재고가 처분될 때까지 공장 가동을 멈출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올해 이례적인 '가을장마'로 전국 최대 포도산지인 영동·옥천지역 포도밭에 알이 쩍쩍 갈라지는 열과(裂果) 피해가 확산하고 있지만, 농민들이 터진 포도를 처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예전 같으면 즙을 짜 손해를 줄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마저 찾는 사람이 줄어 무턱대고 가공하는게 부담스러워졌다.

이 지역 농가들은 포도알이 터지면 즙으로 가공해 1상자(30∼50봉)에 2만원 안팎에 처분해 왔다.

원형 포도 출하가격에는 미치지 못해도 그럭저럭 한해 농사에 들어간 영농비는 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포도즙 소비가 줄면서 이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이 됐다.

포도원액 제조업체인 영동대벤처식품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블루베리나 아로니아 등으로 과일 소비패턴이 바뀌면서 포도즙 소비가 크게 줄고 있다"며 "농가형 소규모 제조업소는 판로가 거의 막힌 상태"라고 말했다.

이 업체 역시 재고관리를 위해 해마다 150∼200t에 이르던 포도 수매량을 올해는 절반가량 줄일 계획이다.

포도즙 생산업체한테 외면받은 알 터진 포도는 술을 만드는 와이너리로 몰리고 있다.

토종 와인 업체인 영동읍 주곡리 와인코리아에는 지난주부터 알 터진 포도가 60t 넘게 들어왔다.

윤병태 대표는 "알이 터졌더라도 부패하지 않으면 와인 원료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위해 공장에 들어오는 양은 전량 수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250t이던 수매량을 올해 30%가량 늘릴 계획이다.

포도주스와 잼 등을 만드는 옥천농협 농산물가공공장도 올해 수매량을 늘리고 있다.

이희순 조합장은 "덜 익거나 썩은 포도를 제외하고 최대한 많은 포도를 사들여 열과 피해를 본 농민들의 손해를 줄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업체의 수매가격은 1㎏당 400∼900원으로 시중의 포도가격에는 크게 못미친다.

그러나 알 터진 포도를 구입하는 유일한 창구여서 농민한테는 위안이 되고 있다.

영동포도연합회 남성로 회장은 "알 터진 포도는 며칠 지나면 부패하기 일쑤"라며 "정상적인 포도 값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열과된 포도를 썩기 전 판매하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전국 포도 재배면적의 15%인 2천573㏊(영동 2천252㏊, 옥천 351㏊)의 포도가 재배되는데 최근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알이 터지는 열과가 속출하고 있다.

영동·옥천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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