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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역사문화의 강점 중 하나는 선사문화유적이 유달리 많다는 점이다. 특히 구석기에 있어서는 한반도내에서 발굴 조사된 유적 중 3분의1인 10여 곳이 충북에 분포되어 있다. 단양 금굴, 제천 창내, 점말용굴, 상시바위그늘, 단양 수양개, 청원 두루봉, 청원 만수리 소로리 등이 그런 유적들이다.

이처럼 구석기 유적이 많은 것은 남한강과 금강이라는 두 가람이 소백산하를 감돌아 흐르는데다 이 지역이 대부분 석회암 지대여서 사람 뼈, 짐승 뼈 등이 화석으로 잘 남아 있다. 신석기 유적으로는 청원 쌍청리 유적이 대표적이고 청동기 유적으로서는 제천 황석리, 충주 조동리, 문의 아득이, 옥천 안터 등이 중요 유적으로 손꼽힌다.

이처럼 빛나는 선사유적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축제로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도내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선사시대로의 시간여행’은 관광객에게 색다른 체험을 줄 뿐만 아니라 내 고장 문화를 널리 알리는 계기도 된다. 이 아이템을 잘만 소화하면 관광수입도 쏠쏠하게 챙길 수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여러 곳에서 선사축제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구석기 유적인 경기도 전곡리에서는 매년 구석기 축제를 열고 있다. 당시의 시대상과 먹을거리 입을 거리 등을 관람객이 재현하며 선사시대의 생활을 즐기는 체험행사다. 서울 암사동에서는 신석기축제가 열리며 전남 화순 등지에서는 고인돌 축제를 열고 있다.

올 부터는 충남 부여에서 ‘송국리 선사축제’를 열고 있다. 부여 송국리에서 나온 집터는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 집터다. 원형 또는 네모꼴의 집터 안에 두 개의 기둥구멍이 나란히 있으며 그 사이에는 작업 구덩이가 있다. 쉽게 말해 집터가 ‘돼지 코’처럼 생겼다. 송국리 집터에서 나온 ‘송국리형 토기’는 토기의 최대지름이 몸통 한 가운데 있다. 관련학계에서는 이를 ‘송국리형 집터’ ‘송국리형 토기’라고 부른다. 이 집터는 충청도를 중심으로 넓게 분포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청주 봉명동, 청원 내수 등지에서 이 집터가 발견되고 있다. 청동기에 이은 이른 백제가 충북 내륙 쪽으로 진출했다는 증거다.

부여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응용하여 올부터 송국리에서 토기, 고인돌 등 청동기를 체험하는 ‘선사축제’를 열고 있다. 충남 부여군이 주최하는 ‘송국리 선사인의 놀이축제’가 지난 8~10일 부여군 초촌면 송국리 선사취락지 일원에서 열렸다. 이 축제에서는 암각화를 비롯하여 토기, 화살촉, 동검, 고인돌을 직접 만들어 보고 선사시대의 복장으로 움집에서의 생활을 체험하는 아이템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반달돌칼로 보리를 수확하는 것이라든지, 떡메치기 지게지기 등 농경문화와 연관된 여러 이벤트도 펼쳐졌다. 송국리 선사 취락지는 사적 제249호로 지정돼 있다. 충북에도 수많은 선사유적지가 있은데 어째 우리고장에서는 이런 유형의 축제를 열지 못하고 이웃도의 축제를 부러워만 하는 것일까.

우리도 뜻만 있다면 얼마든지 선사 문화축제를 열 수 있다. 50만 년 전 유적인 청원 두루봉 유적은 석회석 채취로 모두 없어졌으므로 현지에서의 축제는 불가능하고 차선책으로 청남대 입구의 ‘작은 용굴’ 일대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두루봉 동굴은 ‘큰 용굴’이고 청남대 입구에 있는 것은 ‘작은 용굴’로 구전돼 오고 있는데 ‘작은 용굴’은 아직 발굴조사가 안 된 곳이다. 옥천군의 선사공원이 조성되면 이곳에서의 축제 또한 기대해 볼만 하다.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 선돌이 많은 옥천군은 대청댐 변인 수북리와 석탄리 일원에 선사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도내에서 선사축제로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곳은 역시 수양개 유적이다. 수양개 유적은 우리나라의 후기구석기(1만5천년)를 대표할 만한 유적으로 충북대박물관에 의해 발굴조사되어 49개소의 석기 제작소와 슴베찌르개, 좀돌날 몸돌, 격지 등 수만 점의 석기가 나온 바 있다. 현장에는 야외 유물 전시관이 들어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선사축제를 열면 금상첨화다. 현장에서 가죽 옷을 입고 활을 쏘아보며 고기를 구워먹는 것도 별난 추억이 될 것이다. 남부 프랑스에 있는 베제레게고 유적은 이런 아이템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충북의 선사유적지는 이런 발상의 전환이 가능한 곳이다. 뜻만 있으면 전국적인, 아니 세계적인 선사축제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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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