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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음성경찰서 여성청소계장

얼마 전 휴게소 화장실에서 '깨끗이 사용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는 문구를 보았다. 아직 이용하지도 않았는데 뭐가 고마운 건지 다소 당황스러운 생각이 들면서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다른 화장실을 가면 다소 강압적인 어투로 '깨끗이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는 '과태료 얼마' 라는 문구를 쉽게 접하게 된다. 이 밝은 문구를 만든 사람은 이용하는 사람들의 미소를 생각하면서 벽에 붙였음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고객에 대해 심사숙고한 결과가 이런 좋은 글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한다.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실들이 참 많다. 일례로, 장애를 가져보지 않은 사람들은 귀가 안 들리고, 눈이 안 보이는 사람들의 심정을 절대 알 수가 없다. 다만, 그 사람들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처지에 대해 숙고한다면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귀가 안 들리는 사람들은 일반인을 '건청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건강한 청력을 가진 사람들' 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는 장애인과 일반인이라고 부르지만, 장애인들은 우리를 비장애인이라고 부른다. 즉, 장애인들은 장애로 인하여 신체가 다소 불편할 뿐,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요즘 경찰은 말뿐인 치안이 아니라 주민이 실제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진정한 치안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의 시각'이 아닌 '경찰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이 바라는 것과 괴리가 많고, 경찰이 안전 확보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체감안전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주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결코 소원한 일이 아니다. 주민의 입장을 잘 들어주는 것이 그 첫 번째이다. 현장의 소리를 잘 듣고, 그들의 입장을 치안에 반영해야 한다. '고객님의 목소리는 신으로부터의 한마디'라는 일본 작가가 쓴 소설이 있다. 이 제목은 고객을 대하는 자세를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경찰의 존재의미는 국민의 행복이다. 따라서 경찰의 영원한 고객은 국민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치안행정을 펼치기에 앞서 무엇보다도 국민 한명한명의 소리를 고객을 대하는 사원의 입장에서 경청해야 한다. 국민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체감치안을 위한 시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호아킴 데 포사다의 책 '99℃'에서 다리가 불편한 주인공 올리버는 친구가 목발을 짚고 있는 것을 놀리자,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을 쓴 걸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에게 이 목발은 단지 안경에 불과해" 라고 말한다. 목발을 안경으로 보고 대하는 자세, 국민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치안을 바라보는 자세가 진정한 체감치안을 위해 경찰에 필요하지 않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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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