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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안에 황새가 떠난다

교원대 황새 30쌍, 충남 예산으로 이전
고향 무관심 속에 타 지역서 야생 복귀
"통합시 출범 앞두고 길조 뺏기는 기분"

  • 웹출고시간2014.06.17 19:47:20
  • 최종수정2014.06.17 20:27:04

교원대 황새복원센터에서 서식 중인 황새 가족.

ⓒ 출처=문화재청
황새는 충북을 사랑했다. 하지만 충북은 그들을 품지 못했다. 고향을 향한 황새의 짝사랑은 결국 '새드엔딩'으로 끝을 맺게 됐다.

청원군 강내면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에서 낳고 자란 황새 암수 30쌍이 18일 정든 고향을 떠나 충남 예산황새공원으로 날아간다. 문화재청과 예산군이 지난 2010년부터 190억원을 들여 조성한 새로운 보금자리다.

문화재청과 충남도, 예산군은 이날 황새의 귀향(歸鄕)을 축하하는 축제를 연다. 반면 우리에겐 출향(出鄕)의 슬픈 날이 아닐 수 없다.

예로부터 길조로 여겨진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멸종위기동물 1급)는 충북과 깊은 인연을 맺고 살았다. 마지막 야생 발견지가 충북이었고, 새로 번식한 곳도 충북이었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야생 황새 암수 한 쌍 중 수컷이 밀렵꾼에게 사살됐고, 1994년 남은 암컷마저 서울대공원에서 죽은 후 텃새 황새는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췄다.

영원히 떠난 것만 같던 황새는 2년 뒤 충북을 다시 찾았다.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가 들여온 러시아산 황새 새끼 2마리가 지금의 154마리로 번식했다. 충북이 최적의 보금자리로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교원대 연구팀은 그동안의 복원성과를 바탕으로 관할 지자체인 청원군에 황새마을 조성을 줄기차게 건의했다. 미원면 화원리에서 진행한 황새 야생방사 실험도 성공리에 마쳤다.

청원군과 충북도는 2004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사업 타당성을 검토했으나 결국 2009년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에 보금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청원군을 비롯한 도내 12개 지자체 모두가 예산난을 이유로 문화재청에 사업신청을 하지 않은 거다. 어렵게 되살리고 길러놨으나 고향은 끝내 황새 가족을 외면했다.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정든 고향을 떠나 예산으로 날아가게 된 황새 30쌍.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야생 복귀에 성공하는 역사의 날갯짓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보다 앞선 2005년 야생 황새 서식지를 조성한 일본 도요오카는 이미 세계적인 황새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의 여러 환경운동가는 "통합 청주시 출범을 앞두고 '길조'를 뺏긴 기분"이라며 "생태자원의 무한한 가능성을 외면한 우리 고장이 개탄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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