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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피치(Fever Pitch)

닉 혼비 지음/ 1만3천800원

피버 피치(Fever Pitch)

지구촌 최대 축제 월드컵이 목전이다. 6대륙 예선을 통과한 32개국이 삼바의 고장, 브라질에서 FIFA컵을 들어올리기 위한 뜨거운 승부를 벌인다.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축구에 관한 기념비적 명저 '피버 피치(Fever Pitch)'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스포츠에서 'Fever Pitch'는 광적인 흥분, 즉 '열광', '열정'을 일컫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팀을 좋아하는 영국 출신 세계적 작가 닉 혼비는 지난 25년 간 축구 광팬으로 살아온 열정과 삶의 기복을 하나의 감동으로 그려낸다.

겨우 김빠지는 경기 한 편을 보고 아스널에 반해버린 뒤 평생 축구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말 그대로 축구에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 한 남자.

그는 애인과의 데이트 약속보다 축구 관람이 우선인가 하면, 아스널 경기가 있는 날엔 흥분을 억누르지 못해 경기장에 몇 시간 전에 도착해야 하고, 아스널 홈구장 근처로 이사하는 것이 오랜 소원인 정말 못 말리는 축구광이다.

그는 때로는 축구가 자신의 성숙을 막는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끝내 버리지 못하고, 축구를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대견하게도 부모의 이혼과 여자친구와의 숱한 이별, 그리고 반복되는 (준)실업 상태에 정신과 의사를 만나야 할 정도의 우울증에 이르기까지 갖은 인생의 굴곡을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또 아스널에 대한 깊은 애정을 통해 극복해나간다.

그리고 그 떼려야 뗄 수 없는 축구와의 질긴 인연을 통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시간과 감정을 투자하는 일과 비판적 시각 없이 온전히 같은 대상을 응원하고 그 소속감을 갖는 것의 가치(팬이 된다는 것의 가치)'를 배운다. 즉, 진정한 '12번째 축구선수'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의 이야기든 주변의 이야기든 간에 무엇이든 신랄할 정도로 솔직하게 접근하는 방식 때문에 무척이나 읽기 유쾌한 책이다. 특히 축구광 자신의 행태뿐만 아니라, 축구경기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논평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고 흥미롭다.

혼비가 전하는 축구사의 한 장면들은 오로지 축구를 오롯이 즐기려는 팬의 입장에서 축구장을 찾아다니며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매우 솔직하고 절실하다.

유럽 축구의 모습, 스타의 등장이나 은퇴, 훌리건 사태, 축구장에서 벌어진 큰 사고들, 노조 파업으로 꽉 찬 경기장, FA컵의 경기 운영 방식이나 텔레비전 중계 문제 등에 대해 혼비는 20여년간 직접 보고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영국의 사회상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2002 월드컵 4강 진출 이후 계속되는 본선 진출과 함께 온 국민의 뜨거운 응원 열기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대한민국. 하지만 월드컵 시즌이 지나면 시들해지는 분위기 탓에 축구 문화가 깊고 폭넓게 뿌리내리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책은 우리 축구의 현주소를 돌이켜보게 함으로써 참다운 축구 사랑과 축구 문화를 북돋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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