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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4.30 14:20:21
  • 최종수정2014.04.30 14:20:21

미인은 과속하지 않는다

이춘해/ 1만2천원

이춘해 작가가 소설집 '미인은 과속하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그의 세 번째 소설이며 첫 번째 단편 소설집이다.

이 책에는 총 10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는데 걸쭉한 입심과 사실적 묘사가 특징이다. 일부 무분별한 상류층의 허세와 교만을 마음껏 비웃기도 하고, 고달프고 애환 많은 서민들의 삶을 눈물이 있는 웃음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표제작 '미인은 과속하지 않는다'는 아프리카와 미국, 한국을 배경으로 한 중년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섬세하고 담담하며 은근한 터치가 덧보이는 성인 소나기 같은 소설이다.

-마다가스카르에 다녀온 지가 언제지? 오늘따라 바오밥이 몹시 그리운 건 그 사람 때문인지도 몰라. 그림자만이라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자네에게도 있나? 눈을 감고도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람이 있어. 오늘은 유독 그 사람이 보고 싶어. 바오밥 같은 여자지. 작지만 아주 큰 여자! 당당하고 열정적인 여자!- 본문 중에서

이춘해 작가

'해프닝'은 약혼식장에서 있을 수 있거나, 있을 수 없는 일들을 코미디처럼 재미있게 쓴 작품이다. '미인은 과속하지 않는다'와 매우 대조적인 이 작품은 작가의 다분한 끼를 엿보게 한다. 연극무대에 올린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웃는 것으로 에너지를 소진할 것 같다.

-성애는 마음에 없는 웃음까지 지으면서 술을 따랐다. 속으로는 욕을 했다. '살쾡이 같은 인간이 사돈도 몰라보고……. 내가 무슨 기생이야?'

종식은 한층 기분이 좋아졌다. 성애를 추켜세운다는 게 숫제 술집 여자 취급을 했다. 아따, 우리 사돈 마님 술 따르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요잉.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따르는 것이 어디서 많이 해본 솜씨구만! 77번 미스 킴?"- 본문 중에서

'해바라기 양장점'은 풍요로운 물질문명 시대에 살고 있는 화자가 그녀의 성장기 산업화 시대로 돌아가 함께 살아온 세입자들의 삶을 푸근하게 역었다. 다음 작품 '알레그로 콘 브리오'는 능력은 있으나 여자를 성의 도구로 알고 있는 세속적인 남자에게 일침을 가하는 이야기다.

이 외에도 작가는 어린아이와 머슴 아저씨의 뭉클한 사랑을 담은 성장소설과 경제적 위기 또는 의처증으로 갈등하는 부부 이야기, 외도로 인한 가정파탄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작가 구효서는 추천사를 통해 "'미인은 과속하지 않는다'는 일반론적 문학 효용을 뛰어넘는 숨은 구조가 있다. 다 읽고 난 뒤의 여운이 행복이라든가 슬픔 따위로 분명하게 나뉘지 않을뿐더러, 무언가가 해소되었다는 느낌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언가가 뭉근하게 남는데, 굳이 말하자면 그것은 '먹먹함' 같은 것"이라고 평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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