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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시집 '산의 목소리'

김설영 지음/ 청주남성초 교사

  • 웹출고시간2014.04.16 16:13:02
  • 최종수정2014.04.16 16:13:02
비 오는 날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엄마는 교실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나는 교실 안에서

엄마를 기다린다

내 눈은 선생님을 보면서도

내 마음은 빗속을 서성이는

엄마 곁에 가 있다

창에 부딪치는 빗소리

엄마 목소리처럼 들린다

"얘야, 끝나면 빨리 나와."

오늘 따라 선생님은

왜 이리 늦게 끝내주시나

숙제 검사 다 하시고

일기까지 꼼꼼히

특히 빗길에 차 조심하라고

한 말씀 더 귀에 넣어 주신다

교문 밖 우리 엄마

추워서 오들오들 떨겠다

입술까지 새파래졌겠다

창문을 세차게 때리는 빗방울

또 다시 들리는 엄마 목소리

"얘야, 엄마는 괜찮아,

천천히 나와."

어렸을적 비오는 날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엄마의 촉촉이 흘러내리는 사랑과 정성이 쉬운 언어의 조합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에서 작가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 그녀의 시에는 언제든지 다가가서 누구라도 손을 내밀 것 같은 애뜻한 정서가 시의 곳곳에 뚝뚝 묻어나온다. 때로는 입가의 환한 미소로, 때로는 심장을 파고드는 단어들의 융합으로 읽는이의 가슴까지 햇살처럼 따사롭게 만든다.

시는 1장. 움직이는 바다, 2장. 산의 목소리, 3장. 비오는 날, 4장. 밤마다 살아나는 바다, 5장. 해 속을 걷는 아이들로 짜여져 있으며, 모두 66편의 친근함으로 채워져 있다. 제목에서 보았듯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시로 엮어져 있으며, 그 안에 살고있는 문장들이 알콩달콩 재미있게 행갈이를 하며 군더더기 없는 시어들로 풀어나가고 있다.

'산의 목소리' 첫 장 자서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동안 집이 없어 이리저리 새들어 살던 내 글들에 대한 미안함이 아담한 단독주택을 지어주었다. 글을 쓴지 벌써 10년, 시들지 않고 잘 버텨준 나의 분신 같은 언어의 조각들. 켜켜이 쌓여 더욱 비옥해진 나의 글터에 소박한 텃밭을 가꾼다.

내 글밭에 사랑을 주고, 정성을 주고, 따스한 온기를 주고, 인내와 역경 그리고 희망을 잘 버무린 비료를 주어 새생명의 싹을 띄운다. 정원 가득, 꽃을 피우는 날들에 대한 기대가 자란다. 그 바람의 노래 소리가 모여든다. 햇살의 웃음소리까지 웃음 웃는다.

젖은 가슴 올올히 햇볕에 바짝 말려, 기쁜 소식 전하는 꽃이 되어 환하게 피어오른다.

얼마나 기다려온 세상 밖 구경인가! 작가는 단지 책을 출판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제자들에게 몸소 보여주었다는 대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설영 작가

그녀는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여고를 졸업하였고, 바로 청주교육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첫 번쩨 꿈인 교사가 되었다. 교사가 된 후 글을 쓴지 3년 만인 2004년에 '아동문예'에 동시로 등단하게 되면서 두 번째 꿈인 작가가 되었다. 그 후 10년 동안 '충북숲속아동문학회'에서 동시작가로 활동하면서 1년에 한 권씩 동인지가 출판되었다. 2012년에는 '시와산문'에 시로 등단하면서 그녀의 문학세계는 더욱 넓고 굵게 성장하였다. 2013년에 드디어 단독 개인시집인 '산의 목소리'가 세상에 나오면서 교녀의 세 번째 꿈이 이루어졌다.

지금까지 출판된 500여 권의 책을 제자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책으로 꿈을 키워주는 선생님'으로서 제자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씨앗 역할을 해왔다. 선생님의 시가 담긴 책을 상으로 줄 때마다 표지 안쪽에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유익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훌륭한 사람이 되어 다시 만나자!'는 원대한 꿈의 대화를 잊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해 지역신문에 연재되었던 '김설영의 세계여행도전기'를 발판으로한 '세계 지구촌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는 테마로 아주 특별한 에세이를 준비 중이다. 더 나아가 '엽서시인'으로 활동해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또 다른 꿈을 계획하고 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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