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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4.02 10:17:23
  • 최종수정2014.04.02 10:17:23

내일의 빛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1만3천원

베스트셀러 '집으로 가는 길'의 저자 이스마엘 베아가 시에라리온 내전과 소년병들의 운명에 관한 참혹한 진실을 다룬 '내일의 빛'을 펴냈다.

맥스위니스 창업자이자 소설가 데이브 에거스가 칭한 "현대 작가 중 가장 많이 읽히는 아프리카 작가" 베아는 여전히 질곡에서 풀려나지 못한 조국의 전쟁 후 삶에 관한 슬프고도 애정 어린 우화로 다시 독자의 곁을 찾았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끔찍한 전쟁이 끝난 후 고향 임페리로 돌아온 두 친구 벤자민과 보카리가 있다. 이들은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내일을 꿈꾸는 보통의 시에라리온인을 대변한다.

긴 전쟁이 끝나고 다시 평온이 찾아온 시에라리온의 작은 마을 임페리. 사람들이 돌아오며 예전의 일상도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았다. 모두들 큰 상처를 갖고 있었지만 고향이 아닌 곳에서는 진정한 평온과 안식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제일 먼저 도착한 마을 노인들이 쌓여 있는 유해를 정리하고 망가진 마을을 이곳저곳을 치웠다. 차례로 전쟁 중 소년병에게 잡혀 손이 잘린 실라와 그의 아이들(역시 손이 잘린), 그들의 손을 자른 어니스트(소년병 시절의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는), 어딘지 신비로운 분위기의 콜로넬과 그를 따르는 무리, 전쟁 중의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온 마하와, 그리고 보카리의 가족들이 돌아온다. 이들은 이제 전쟁 이전의 고요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며 다시 일상을 시작하고자 한다.

학교가 다시 문을 열면서 보카리도 교사로 복직한다. 그리고 동료 교사 벤자민과 그의 가족들이 임페리로 이주하며 두 사람은 깊은 우정을 맺는다.

그러나 희망은 오래 가지 않았다. 탄광 회사가 들어선 것이다. 마을엔 술집이 생겨났고, 마을 어른들의 옛 이야기로 마무리되던 하루는 시끄러운 노래 소리와 술 먹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의 다툼으로 끝났다.

이들은 돈 주고 여자를 사거나 강간하고, 선량한 주민에게 시비를 걸기도 한다. 또 탄광 회사가 아무렇게나 설치한 전선에 피복되어 죽는 소년도 생겼다. 마을 강은 오염되어 녹이 슬고, 기형물고기도 발견된다. 이에 마을 노인들은 대추장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하지만 그는 탄광 회사가 주는 뇌물에 타락해 있었다.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학습 교재와 분필은 턱없이 부족했고, 몇 개월 이상 월급을 받지 못한 교사들은 곤궁에 처한다. 이에 벤자민과 보카리는 방과 후 수업을 열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한계에 부딪혀 마침내 자신의 천직을 버리고 탄광 회사 노동자로 일하게 된다. 탄광 회사에서는 매일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이 죽어 나갔지만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어느덧 그들도 사고나 이웃의 죽음에 익숙해져 갔다. 더군다나 인공 댐이 건설되며 임페리는 물에 잠기고 주민들은 역시 강제로 이주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준설기가 쓰러지면서 벤자민이 죽는 사고가 벌어지고 그의 마지막 통화를 전하던 보카리도 일자리를 잃는다. 보카리는 벤자민의 가족을 그들의 고향으로 데려다 주며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하지만 그곳은 매일 벌어지는 무자비한 공습에 멍든 지 오래였고, 보카리와 가족들은 고민 끝에 수도이자 도시인 프리타운으로 이주할 계획을 한다.

프리타운으로 온 보카리와 가족들. 그들은 도시의 화려한 겉모습과 그 이면의 추악한 진실에 기함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 친다. 보카리는 다시 교사직을 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학위 논문을 대신 써주는 일자리를 얻는다. 쿨라 역시 호텔 일을 구한다. 이제 행복만 남았다고 생각한 가족에게 다시 위기가 닥친다. 보카리의 회사 사장이 마약 연루 혐의로 붙잡히고 쿨라 역시 억울하게 해고당한 것이다. 부부의 손에는 아이들을 먹일 최소한의 돈조차 바닥났다. 모든 희망을 잃고 망연자실한 채 앉아 있는 가족들. 그리고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던 콜로넬은 가족들을 위한 음식 바구니를 건네고 가족들은 허기를 달래고 다시 이야기하며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들은 다시 '내일의 빛'을 볼 수 있을까?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지만 이들이 다시 그것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인지….

그것은 끝일 수도 있고 어쩌면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일 수도 있다. 모든 이야기는 여자, 어머니, 할머니, 소녀, 아이와 함께 시작되고 끝난다. 모든 이야기는 '탄생'이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에 대한 기다림과 과거의 반짝이는 기억으로 오늘을 버텨 가는 사람들을 그리는, 소설 '내일의 빛'은 그렇게 시작된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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