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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4.28 21:18: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자식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과 논바닥에 물 들어가는 것을 행복으로 삼는 게 부모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도 자식 생각에 죽지 못하는 것 또한 부모다.

5월이 내일 모레다. 5월은 감사의 달이다. 부모님의 존재감은 더욱 감사함을 일깨워준다. “아버지?어머니, 그동안 이 말을 못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내 삶의 중심에 부모를 놓자

올해도 어김없이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다. 어린 시절 수없이 받아본 난감한 질문 중 으뜸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다.

비슷한 질문을 성인이 된 자식들에게 다시 해보자. 어정쩡하긴 어린 아이 때와 비슷하다. 그 질문의 대상이 부모가 아니면 호불호가 분명해 답변이 쉽다. 그러나 부모는 다르기 때문이다.

해와 달은 자연에 생명을 불어 넣는 아주 중요한 에너지다. 자식에게 부모는 해와 달과 같은 존재다. 그런데 “해가 좋아, 달이 좋아"라고 물으면 의외로 대답이 쉽다. 어떤 자식은 해가 좋다고, 또 어떤 자식은 달이 좋다고 답한다.

솔직히 말해 어린 시절 나는 어머니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어두운 밤에 은은하게 주위를 밝히며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달과 같은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것 같다. 해는 강렬한 빛으로 무더위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어떤 땐 간혹 재앙을 내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해는 대지의 만물이 자라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임에 틀림없다.

한 낮의 햇빛은 아버지의 역할이다. 반면 한 밤의 달빛은 어머니의 역할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엔 어버이날이 없었다. 5월8일은 어머니날이었을 뿐이다. 경외와 존경의 아버지 뒷자리에서 자식을 위해 묵묵히 달빛 같은 사랑을 하는 어머니에 대한 보답으로 생긴 날이었다.

그러던 중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바뀌었다. 가정에서 아버지들의 역할 상실에서 비롯된 사회현상의 반영이기도 하다. 지금 아버지들의 상실감은 그 때보다 훨씬 더 커졌다. 기존의 경외와 존경의 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다. 업무와 생활고에 지쳐 자식들에게 태양의 정기를 비춰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여전히 넓고 큰 아버지의 사랑이다. 따라서 이번 5월8일은 어버이날이자 우리에게 아버지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뜻 깊은 날이 됐으면 한다.

나는 청원군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그 시절 나에겐 무서운 선생님이셨다. 농사를 지을 때면 황소처럼 억척스러운 농부셨다. 새벽이면 가족을 위해 직장으로 출근하는 그런 아버지셨다.
그랬던 아버지가 어느덧 영락없는 할아버지로 변했다. 고령인데다 큰 수술을 해서 그런지 더욱 약해 보인다. 이젠 아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저며 오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기자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자식에게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소외돼 외로운 나날을 보내시는 어르신들도 자주 봤다.
그런데 잊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내 아버지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나는 그동안 이러한 일들이 나와 관계없는 남의 얘기로만 알고 있었다. 나이 드신 내 아버지가 내 삶 중심에서 밀려나 계신 것을 미처 몰랐다.

***자식 된 도리를 생각해보자

꽃마다 모양과 색깔이 다 다르다. 담고 있는 의미도 다르다. 열 자식 외모와 성격도 다 다르다. 하지만 부모 사랑은 한결같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의 함의와 같다.

농부는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꽃씨를 뿌리고 화사한 꽃망울을 피우기까지 정성과 보살핌을 다한다. 그 꽃을 피우기 위한 농부의 마음이 부모의 마음이다.

이번 어버이날엔 감사의 마음을 부모님께 전하자. 달리 드릴 것이 없다면 아름다운 꽃 한 송이라도 건네자.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이 아니면 어떠랴. 사랑이 넘쳐나면 그것으로 족하다.

늦은 감은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꼭 하자.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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