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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인 공연 기획사 '가인엔터테인먼트'

지방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 깨고 활동
대학 축제 전문… 30대 김만규 대표 '신선'
'스위티' '용춘브라더스' 등 매니지먼트 사업도

  • 웹출고시간2014.03.13 10:58:25
  • 최종수정2014.03.13 10:58:25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 같았다. 어딜 가나 똑같았다. 그만그만한 C급 연예인 초청에 시골 나이트클럽에서 빌려온 듯한 속칭 '반짝이 사이키 조명'까지. 젊음의 상징, 대학 축제가 언젠가부터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시들해졌다.

학생들은 축제를 외면했다. '가봐야 별 것 없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그나마 기대를 갖는 게 가수 공연인데, 지방대에선 섭외조차 쉽지 않았다. 축제 때 캠퍼스에 남아 있는 학생보다 하굣길에 오르는 학생들이 더 많아졌다.

가인엔터테인먼트 김만규 대표

2000년대 중반, 영동대 총학생회장이었던 김만규(33·가인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씨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왜 학생들이 즐거워하지 않을까.'

공연 기획 자체가 부실해 보였다. 어느 학교를 가나 똑같은 콘텐츠가 문제였다. 대학별 차별성과 독창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식당에 가서 맛없는 음식을 먹었을 때, 누구나 하는 말. '내가 해도 이것보단 맛있겠다'. 왠지 모를 자신감과 의욕이 생긴 거죠."

졸업 후 본격적으로 기획 사업에 뛰어들었다. 공연 기획사협회에 입사해 밑바닥부터 배웠다. 전국의 공연장, 축제장에도 빠짐없이 얼굴도장을 찍었다.

◇패기 하나로 사업에 뛰어들다

2010년 2월, 청주에 8평짜리 작은 사무실을 냈다. 대표라 하기엔 다소 멋쩍었다. 직원이 본인 포함, 달랑 2명이었다.

그래도 이름은 그럴싸하게 지었다. '가인(佳人) 엔터테인먼트'. 아름다운 사람이란 뜻이다.

당시만 해도 공연 기획사라 하면 '돈 밝히는 집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었다. 우리만이라도 당장의 수입에 관여하지 않고,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젊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좋은 연출을 만들어보자는 뜻을 회사 이름에 담았다.

전문 공연 기획사로 자리 잡는 방법은 하나였다. 무조건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었다. 연예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에선 더 그랬다.

우선 도내 대학 축제를 공략했다. 총학생회장으로 인맥을 쌓아놓은 게 큰 도움이 됐다.

충북대와 청주대, 극동정보대 축제와 단과대별 신입생 O.T, M.T를 따냈다. 가을에는 기업 체육대회를 주관하면서 회사 창립 1년도 안 돼 경제계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월드스타 '싸이' 섭외로 일약 스타덤

'반신반의'로 가인엔터테인먼트에 행사를 맡겼던 대학 측은 놀란 토끼 눈이 됐다. 같은 금액인데도 행사의 질이 확 달라졌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대학별 특성을 최대한 반영했다.

학교 측이 제시한 연예인 섭외 가격은 똑같았다. 하지만 섭외력이 달랐다. C급에서 A급, 소위 톱스타급으로 수준을 확 높였다.

2012년 9월 26일 서원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싸이. 무대 뒤로 김만규 대표의 모습이 보인다.

김 대표의 섭외 능력을 잘 보여주는 예가 '월드스타 싸이' 서원대 침투(?) 사건이다.

2012년 9월의 어느 날. '강남스타일'로 일약 월드스타가 된 싸이를 대학 축제에 부르기는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미국 순회공연을 마치고 온 터라 싸이가 대학, 그 중에서도 지방대에 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싸이는 약속을 지켰다. 귀국 이튿날 곧바로 서원대를 찾았다. 학교 일대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3만명이 동시에 말춤을 추며 시쳇말로 '떼창'을 했다. 외신들도 놀란 대학 축제 현장이었다.

싸이 계약은 전적으로 김 대표가 만들어 냈다. 그 해 7월 서원대 측과 연예인 섭외를 논의할 때, 김 대표는 싸이를 추천했다. TV방송에 '강남스타일'이 한 번 나온 걸 보고, 곧바로 계약을 맺었다. 특유의 감으로 '대박'을 짐작한 것이었다. 평소 싸이 매니저와 친분을 쌓은 것도 도움이 됐다.

싸이 서원대 공연이 이뤄진 날, 청주에선 여러 축제가 동시에 열렸다. 무심천에선 충주조정선수권대회 축제가, 개신동에선 충북대 축제가 펼쳐졌다. 다른 축제장 분위기는 볼 것도 없었다. 월드스타 싸이가 왔으니 말이다.

"싸이 덕분에 저도 지역에서 스타(?)가 됐죠. 지난해 충북도가 오송뷰티박람회를 추진할 때 도지사의 특명을 받은 직원들이 저한테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제발 싸이 좀 잡아달라고."

지난달 19일 석우문화체육관에서 열린 청주대학교 신입생 입학식. AOA가 무대에 올라 '짧은치마'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감은 지난달 청주대 O.T 때 또 한 번 발휘된다. 1월 만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AOA' 걸그룹을 섭외했다. 2월19일이 초청 공연이었는데 AOA는 2월 첫째 주 가요차트 1위에 오른다.

◇매니지먼트 사업에 손을 대다

가인엔터테인먼트는 설립 2년 차인 2011년부터 전국으로 발을 넓혔다. 수도권 대학 축제와 영호남 지역 축제를 대거 기획했다.

그러면서 매니지먼트 영역에 진출했다. '비너스'라는 5인조 K-POP 댄스 걸그룹을 만들어 활동했다. 다소 색다른 분야인데 가수 같은 연예인이 되기 위한 밑거름 활동이라 보면 된다.

비너스 소속이었던 박찬희, 유자영, 다인은 올해 '모아'라는 걸그룹에 합류, 정식 가수로 데뷔했다.

가인엔터테인먼트 소속 댄스 걸그룹 '스위티'.

현재는 '비너스'의 뒤를 이은 '스위티'가 활동 중이다. 역시 5인조 댄스 걸그룹이다. 주희(리더), 슬비, 예림, 송이, 윤혜 등 대전지역에서 활동하던 연예 지망생들이 모였다.

전문 MC팀 '용춘브라더스'도 지역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방송·이벤트 MC 활동을 하던 박용관씨와 장춘권씨가 듀오를 꾸렸다. 이제는 얼굴만 봐도 '아~' 소리가 나오는 지역 스타로 성장했다.

지난해 8월 30일 무심천에서 열린 소아암 환우돕기 희망프로젝트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가수 김장훈과 용춘 브라더스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소속 연예인들은 '재능기부 공연'에도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기부천사'인 가수 김장훈과 함께한 독도수호 청주대 지킴이, 용춘브라더스 말빨쇼, 소아암 환아돕기 콘서트 등 항상 지역사회와 호흡하려 노력 중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인 기획사, 가인(佳人) 엔터테인먼트.

젊음과 패기로 뭉친 이들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지방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공연 기획 분야에 새 지평을 열려 한다. 관객들에게 보다 큰 행복과 추억을 만들어 주려는 그들의 몸짓에 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쬔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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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