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4.02.26 10:46:02
  • 최종수정2014.03.13 14:08:51

강나루

제천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의무소방원 일방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우리네 겨울 날씨, 이 속에서도 불철주야 365일 비상출동대기 체제인 소방서의 불빛은 좀처럼 꺼지는 법이 없다.

필자는 제천소방서에서 군 장병 전환복무의 일환으로 근무하는 의무소방원으로 지난 1년여 간 가장 뜨거운 119 출동 현장에 있었다.

이 중 우리 모두가 119 출동에 대해 올바른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자 기억나는 일화 두 가지만 간략히 소개해 보고자 한다.

봉양읍에서 근무할 당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구급 출동임을 알리는 출동 알림음과 함께 환자가 호흡곤란 상태임을 거듭 강조하는 상황실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3명의 구급대원은 지체 없이 출동에 임해 10여㎞를 달려갔지만 환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근처를 돌아다니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알고 보니 이는 신고자가 기존 주소와 바뀐 도로명 주소 사이에서 정확한 주소를 기억해내지 못해 소방본부 상황실에서 정확한 주소를 전달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었다.

이후 환자는 구급대원의 긴급 처치를 받았지만 긴급한 병원 이송에 끊임없이 시행된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끝내 생명을 되찾지 못했다.

그 때의 일은 지금도 나에게 만일 신고자가 조금만 더 침착하게 판단하고 집 대문에 붙어 있는 주소 알림판만이라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었다면 하는 안타까운 기억으로 마음에 남아 있다.

다른 일화로 응급 상황이라는 신고자의 말을 듣고 달려간 현장에서 멀쩡히 신고자가 걸어 나오며 자신이 이전에 예약해뒀으니 제천시 관내의 응급의료기관(응급실)이 아닌 인근 도시의 대학병원으로 이송을 요구한 일이 있었다.

당시의 기관(운전사) 구급대원은 만일 비응급 상황에서 해당 권역을 구급차가 비울 경우 정말 긴급한 환자를 볼 수 없다고 신고자와의 실랑이 끝에 이를 거절했다.

그리고 구급대가 돌아가는 도중 우리 권역 내에 생명이 정말로 위험한 말기 암 환자가 호흡 곤란을 동반한 무의식 상태에 빠졌음을 알리는 신고가 접수돼 곧바로 출동에 임할 수 있었다.

이 환자를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하면서 만약 우리가 앞의 환자를 대학병원으로 데려갔다면 어땠을까, 만일 이 환자의 생사 여부가 뒤바뀌는 무서운 경험을 하게 되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짐짓 가슴을 쓸어내렸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두 가지만 주지해 드리고자 한다.

먼저 조금만 더 침착해 주셨으면 한다. 눈앞에 펼쳐진 어쩌면 자신의 가족이 쓰러져 있을지도 모를 응급 상황에서 흥분하고 떨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눈앞의 응급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속한 응급처치와 119 구급대의 도착, 병원 이송이다.

이를 위해 119가 한시라도 빨리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정확한 주소를 숙지해 주길 바란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주소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집 대문에 붙은 주소 알림판만이라도 빠르게 읽어 주신다면 좋겠다.

그리고 나 하나쯤이야 하는 얌체 신고,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십사 간곡히 부탁드린다.

비응급 상황이라 이름 붙이기조차 민망한 예약 진료나 단순히 타 시·도 병원에 가기 위해 119 구급차를 무료 택시 정도로 악용하는 사례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너무도 많다.

이러한 신고 하나가 정말로 신속한 응급처치와 긴급 이송을 요하는 다른 이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무겁게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정말로 119 구급대원들이 달려가야 하는 곳이 무심코 119를 누르는 당신이 서 있는 곳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 정말로 긴급한 처치가 필요한 명재경각(命在頃刻)의 누군가일지, 한 번만 더 생각해 주길 바란다.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