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매수 수요일과 목요일 밤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한 프로그램에 열광한다. 시청률은 30%에 가깝다.

중·고등학생들은 '수현앓이'를 하고 중년 남성들은 '지현앓이'를 한다. 지금쯤이면 무슨 드라마인지 대충 눈치를 챘을 것이다.

배우 김수현과 전지현이 선풍적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별에서 온 그대'.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우 황당한 설정이다.

400년 전의 외계남이 아직 살아 있고 초능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런데 지구인에게 낯설어야할 외계인이 너무 매력적이다. 최고의 미인인 전지현 마저 마음이 홀릴 정도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낯선 사람이 주변의 관심을 받기란 매우 힘들다.

특히 정치와 선거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제 지방선거가 100여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우리 지역에 어떤 후보들이 출마하는지 알기 어렵다. 고작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지구인의 머리에 익숙한 기존 지구인, 현역 후보들뿐이다.

리서치앤리서치의 지난 1월 11일 조사(전국 1천명·유무선 RDD 전화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 지난 2010년 투표 당시 광역의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를 물어보았다.

'이름만 알고 있었다'는 응답이 36.1%였고 '이름과 경력, 공약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의견은 26.3%였다. '이름조차 몰랐다'는 응답이 25.3%에 달했다.

사실상 이름만 알고 투표한 경우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이름 정도만 알고 투표하는 유권자들에게 현직 단체장과 의원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말로는 정치신인의 발굴과 새 정치를 외치지만 그저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다.

현재 선거제도에서 신인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공천이라는 '요술 양탄자'에 올라 타는 수 밖에 없다. 그 공천을 받기 위해서 기존 정치권과 타협해야만 하는 것이다. 정치신인을 통한 정치혁신이 어려워지는 이유다.

같은 조사에서 지방선거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32.3%에 불과했다. 우리가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사회에 대한 진정성과 혁신성이 없다는 것이다. 선거 때만 손이 아플 정도로 악수하고 당선이후에는 얼굴조차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마치 당선만 되면 지구를 빠져나간 외계인처럼 되는 꼴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고 특별한 경쟁자가 없는 현직자에게 유권자는 대수롭지 않은 존재일 것이다.

선거운동기간 유세차를 동원해 알아듣지도 못할 공약을 몇 번 외치고 오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가 진정한 유권자라면 오히려 이런 모습에 낯설어 해야 되지 않을까.

정치 신인의 등장도 매우 어려운 환경이지만 각 후보들의 공약조차 제대로 검토하기 어렵다. 거의 대부분 쌍둥이처럼 같은 공약에 같은 해법을 내 놓고 있다.

지난 2월 14일부터 3일 동안 충북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는 3천700명의 충북도민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마력처럼 눈에 빨려든 조사 결과는 충북 발전을 위한 도민들의 의견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요구가 가장 높았고 복지정책 확대, 도·농간 균형발전, 충청내륙 고속화도로 조기완성,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오송 역세권 개발사업 순이었다.

도민들의 요구사항을 살펴보면 2010년 지방선거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4년간 우리가 요구했던 숙제를 현직 지방의원, 단체장들이 얼마나 잘 해냈는지 평가하지 못한 것이다.

이름만 알고 후보를 선택한다면 4년 뒤 우리의 고민은 별로 줄어있지 않을 것이다. 외계인과 같은 낯선 정치신인들을 지방선거 경쟁의 무대로 끌어내야 한다.

현역 후보들과 신인 후보들이 객관적으로 정책을 경합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야 한다. TV토론회가 될 수도 있고 마을 단위의 정책토크쇼가 될 수도 있다.

기업은 능력 없는 경영자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평가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지역 경영자를 뽑는 지방선거에 대해 우리는 왜 이렇게 대충인 것일까.

드라마 속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은 400년이 지나 자신의 별로 돌아가면 그만인 운명이다. 하지만 우리가 뽑을 지역의 일꾼은 꼼짝없이 4년을 우리와 함께 해야 한다. 별에서 온 낯선 신인후보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 낼 수 있어야하는 이유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