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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문화상징 활용방안 없나

충청북도 하면 '청풍명월' '택견' '올갱이국'
분야별 문화상징 개발해 콘텐츠산업화 해야
자연·음식·유적지 등 충북만의 독창적 요소
기초 조사·학술연구·상품 개발 해결 과제

  • 웹출고시간2014.02.20 19:50:06
  • 최종수정2014.02.20 22:26:48

문화는 곧 인류의 삶이다. 그리고 삶의 방식이자 질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다.

문화의 힘은 강하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다. 21세기, 문화와 산업의 만남은 강력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불러왔다. '문화콘텐츠산업'이란 신조어는 경제의 또 다른 원천이 됐다.

프랑스는 에펠탑과 와인으로, 이탈리아는 로마문화와 피자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은 애플과 IBM이란 IT기업,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를 또 다른 문화 콘텐츠로 재생산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순진했다.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있는 그대로 간직하고 보여주면 되는 줄 알았다. 시쳇말로 '돈벌이'를 할 줄 몰랐다.

시대는 변했다. 서울특별시가 출발선을 끊었다. 'Hi Seoul'이란 통합브랜드를 만들어 문화 이미지 마케팅에 성공했다.

지난 2006년 문화관광부는 '우리나라 100대 문화상징'을 개발했다. 문화상징이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하는 중요한 근간이라는 걸 뒤늦게나마 인식한 거다.

하지만 충북 고유의 문화상징은 아직 개념 정립도 되지 않고 있다. '제주 문화상징물 99선', '여수 대표 문화상징 50선' 등 전국 지자체마다 이미지 마케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를 볼 때 보다 발 빠른,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차별화와 적극성만이 문화 산업을 살리는 길이다.

충북발전연구원 김양식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충북 문화상징 기초조사 및 활용방안 연구'란 논문을 내놨다. 도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지역 문화상징을 꼽았다. 우리 지역에선 최초의 조사다.

◇문화상징이란?

문화상징이란 하나의 집합적 단위, 즉 국가·민족·지역의 문화를 대표하는 함축적 이미지를 의미한다.

대체적으로 국가를 단위로 하는 객체의 문화상징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문화의 집합적 단위가 국가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단일 민족이라는 독특한 국가 구성요인을 지니고 있어 이런 특징이 더욱 강하다.

한국의 문화상징은 한국 또는 한민족의 총괄적, 외면적, 내면적 문화를 연상시키는 사물(말)을 의미한다. 집합적 단위에 따라 한국의 문화상징, 충북의 문화상징으로 나뉘기도 한다.

문화상징은 문화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자연환경(라인강), 조각상(자유의 여신상), 건축물(에펠탑), 음식물(사과)이 모두 문화에 포함될 수 있는지의 문제다. 넓은 의미의 개념에서 볼 때 인간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지시(指示)하는 매개체는 모두 문화상징으로 볼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정의한다.

◇문화상징의 가치·활용분야

문화상징의 가치는 해당 문화상징이 지니고 있는 2차적인 효과(경제, 홍보, 공동체의식 강화)로 판단할 수 있다.

대개 궁극적 목표가 경제효과로 집약되는 문화상징의 가치는 브랜드 이미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문화상징을 마케팅의 관념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객체 또는 문화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100대 민족문화상징은 우리 민족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간적·시간적 동질감을 바탕으로 형성해온 문화 중 대표성을 갖는다. 우리 문화의 원형으로 상징성을 갖고, 문화 예술적 콘텐츠로서 활용이 가능하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한류열풍에서 볼 수 있듯 하나의 문화상징이 문화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산업, 교육, 국가 이미지, 브랜드가치 등 생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100대 문화상징 외에도 얼마든지 추가적인 문화상징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문화상징의 주체를 달리하는, 예컨대 지역적 특색을 달리하는 다양한 문화상징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충북의 문화상징

충북발전연구원은 지난해 9월~12월 충북 문화상징 기초조사를 했다. 문화광광부의 '한국 100대 민족문화상징' 분류방식에 의거, 도내 전문가(연구원·문화관광해설사 등) 109명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복수 응답도 모두 집계했다.

충북 자체를 상징하는 문화요소로는 '청풍명월'이 1위를 차지했다. 92명(33.9%)이 답했다. 양반 21.4%, 선비 16.2%, 중원문화 18.5%, 호서 8.5%가 뒤를 이었다.

자연상징 문화요소는 8개 분야로 나눴다.

먼저 강과 호수분야는 대청호(20.3%), 충주호(19.5%), 의림지(15.8%), 남한강(15.0%), 금강(12.1%), 미호천(10.5%)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낙동강' 같은 대명사는 꼽히지 않았다.

산과 경관분야에선 속리산(20.4%)이 으뜸을 차지했다. 단양팔경(18.0%)과 화양구곡(16.7%), 월악산(13.6%)이 근소한 차이로 뒤따랐다.

폭포는 옥계폭포(51.7%), 온천은 수안보(54.3%)가 각각 1위로 집계됐다. 고개 분야는 박달재(27.4%), 추풍령(23.5%), 조령(20.6%), 하늘재(14.2%) 순으로 꼽혔다.

길 분야에선 청주 가로수길이 독보적 존재를 자랑했다. 무려 81.1%의 지지를 얻었다. 대청호 둘레길과 충청도 양반길, 괴산 산막이옛길, 하늘재길 등이 나머지를 나눴다.

동식물 분야에선 정이품송(41.9%)이 충북의 문화상징요소로 떠올랐다. 괴산 미선나무(18.1%)와 영국사 은행나무(15.2%), 청주 압각수(14.8%)도 많은 표를 받았다.

보은 대추와 제천 약초는 특산물 분야 1, 2위를 다퉜다. 각각 51.9%, 35.9%를 얻었다.

세 번째 대분류인 역사문화유산 상징 문화요소 가운데 역사적 사건 분야는 동학농민혁명과 청남대 개방이 각 17.9%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사적지로는 상당산성(35.2%), 온달산성(26.2%), 삼년산성(20.5%), 단양선사유적지(15.2%) 순으로 집계됐다. 유적유물 분야에선 충주 탄금대와 고구려비, 진천 농다리가 각 16.0%로 정상에 올랐다.

그 밖의 분야에선 △체육 택견(97.2%) △무속 앉은굿(97.3%) △기록 직지(69.9%) △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94.8%) △연희 청주농악(63.8%) △음악 청주아리랑(60.3%) △문학 자린고비(91.3%) 등이 압도적 비율을 보였다.

관심을 모은 식생활 분야에선 올갱이국이 32.4%로 1위를 차지했다. 대학찰옥수수 32.0%, 덕산막걸리 14.4%도 충북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수행 과제는?

문화상징은 잠재적 상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다. 문화상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문화 상징 주체의 문화적·경제적 파급효과도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충북의 경우 이런 잠재적 파급력을 지닌 문화상징이 다수 존재하므로 이를 활용, 충북을 알리는 장소마케팅 문화자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충북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구체적 활용방안으로 12가지 정책 제언을 했다.

먼저 충북의 문화상징에 대한 기초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문화상징의 보급 및 문화확산, 충북 문화상징 디지털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그 밖에도 △어린이 교육용 에듀테인먼트 교재 제작 △관련 세미나 및 학술연구 △충북 문화상징의 시리즈 책자 및 번역서 출간 △문화상징 기념우표 발행 △관광·특산품 등 관련 상품 개발 △홈페이지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홍보코너 및 전시 프로그램 개발 △방송 프로그램 및 동영상 제작 △충북 문화상징 창작소재 공모전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충북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상징이 엄선되고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문화자원이 체계화돼야 한다"며 "문화상징은 관광, 산업 등 여러 영역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임장규기자

"충북하면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어"

김양식 충북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충북'하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충북도민이나 타지인 모두 그렇다.

지금은 '브랜드 마케팅' 시대다. 충북하면 누구나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재료는 많다. 그걸 잘 버무려 상에 올려놓는 일이 시급하다. '문화상징'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김양식 충북발전연구원 사회문화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얼마 전 충북의 문화상징에 대해 조사했다. 각 분야별 상징 요소를 전문가들에게 물어 통계를 냈다. 비록 기초조사에 그쳤으나 충북의 문화상징 분야를 처음으로 연구했다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시작이 곧 반이다.

- 충북의 문화상징은 꼭 필요한가.

"그렇다. 문화상징이 곧 경쟁력이다. 누구나 충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아이콘을 찾아야 한다. 문화상징이 불러오는 무형의 파급효과는 대단히 크다."

- 연구과정에서의 아쉬움은·

"도 차원의 지원을 기대했으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선별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충북발전연구원에서의 (개인)연구는 이뤄졌으나 이대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구체적 연구조사를 위한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

- 민선 6기 충북도에 제언하자면.

"오는 2016년이 충북 정도(定道) 120년이 되는 해다. 문화계에선 '육십갑자(六十甲子)'로 뜻있는 해를 기념하는데 120주년은 두 번의 육갑이 완성되는 해다. '문화융성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문화상징 개발'은 그 해법을 푸는 열쇠다. 도 차원의 관심을 기울여 10대 문화상징이든 50대 문화상징이든 충북의 브랜드를 하루 빨리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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