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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요즘 들어 갑자기 등장한 '영충호'란 말이 여기저기서 계속 들린다. 언론도, 정치인들도, 학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말에 "영충호가 도대체 어디 있는 호수냐"는 농담 아닌 농담이 이야깃거리가 될 때가 있다.

지난해 여름, 충북도청의 한 회의에서 나왔던 이 말 한마디가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불과 몇 달 사이에 전국적으로 회자될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용어는 등장한 지 불과 1~2개월 만에 언론과 지역 정치인들의 관심을 끌며 세간에 퍼져나갔고, 국내 유명 양대 포털사이트의 지식사전에도 오를 만큼 유명세를 탔다.

그럴수록 '영충호'의 등장배경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되었다. 지난해 5월 충청권에서 감지된 사건이 단초가 되었다. 충북과 충남, 대전과 세종 등 4개 시도의 인구가 영호남과 연접해온 후 역사상 처음으로 호남권의 인구를 앞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사건은 충북의 언론과 이시종 지사에 의해 지난해 8월 '영충호'란 말을 탄생시켰고, 작년 하반기 내내 충북 도정의 중심에서 가장 주목받은 핫 이슈였다.

'영충호'시대 선언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나· 한마디로 과거 '영호남'으로만 쏠리던 관심이 이젠 영남과 호남 사이에서 충청도 함께 주목받을 자격이 되지 않았느냐는 자신감의 당당한 표현이다.

이 용어를 탄생시킨 본거지 충북은 무척 고무돼 있다. 지난해 인구 역전현상을 가장 먼저 발견해 신조어를 만들어낸 데 이어,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도정사상 처음으로 충북의 인구가 160만 명을 돌파하며 축제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인구가 앞섰다는 것만으로 미래의 모든 것을 희망적으로 풀어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여러 사회경제지표 중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지역정책은 지역의 외부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클러스터와 지역혁신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네트워크가 작동할 수 있는 사회 제도적 환경과 지역의 적응능력 향상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예로, 지역경쟁력은 단순한 기업들의 합의나 평균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역의 기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내생적이고 지역 특수적인 특성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최근에는 과거 정태적인 경쟁우위 논의에서 동학적인 경쟁우위로 핵심사항이 변화하고 있다. 저명한 도시평론가인 제이콥스(Jacobs)가 주장하는 '지속적인 수입대체 과정'이 도시 또는 지역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종합하면 영충호 시대 개막은 사람들에게 충청권이 살만한 장소이며 경쟁력 있는 지역이라는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정량적인 규모뿐만 아니라 정성적인 면에서도 신뢰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충북은 이러한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 통합청주시의 출범을 앞둔 역사적 전환점이자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더 큰 자신감을 안겨다 주는 대표적 사례다.

영충호 시대 개막을 선언했던 이시종 지사는 충청권 나머지 시도와 함께 충청권 발전을 공동 모색하자고 제안했으며, 2014년 도정 신년 화두를 충화영호(忠和嶺湖)로 정해 충북이 영남과 호남, 나아가 국민 모두의 융합과 화합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충북이 우리나라 지역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젠 그간 일부에 배태되어 있었던 소극성과 열등의식을 던져버리고 신수도권 시대의 주역에 걸맞은 정체성 확립에 나설 때다. 그리고 이를 완성해나갈 수 있도록 민간이 주도하면서 행정이 지원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영충호란 호수는 도대체 얼마만 한 크기인지, 앞으로 펼쳐질 충북과 충청권의 발전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을 갖고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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