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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새해가 되었다고 시도 때도 없이 핸드폰이 카톡카톡 몸살을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앓는 소리에 열어보면 모두가 비슷비슷한 문구로 새해인사나 덕담을 건네는 내용이다. 그렇게라도 새해 인사를 건네는 지인들이 고맙기도 하고 반가웠지만 같은 내용을 보고 또 보니 은근히 짜증스럽고 신경이 거슬린다. 내 몸이 아프니 소중한 그분들의 마음을 받아드릴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기 전날부터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복통 설사에 밤새도록 고생을 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야의 종소리도 듣지 못하고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평소 같으면 마음이 먼저 들떠서 요란을 떨었을 터인데 올해는 몸이 아프니 모든 것이 귀찮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해마다 연례행사로 치르던 해맞이를 하면서 한해의 안녕과 소망을 기원해보는 시간도 생략하고 말았다. 스마트폰은 나의 그런 마음도 모르고 연실 자신을 봐달라고 보채고 있다. 검지 하나만 있으면 아무리 먼 곳에 있는 사람이나 어떤 내용이라도 전할 수 있는 시절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간편하고 편리 하지만 때로는 그 편리함이 공해 일수도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새해가 되면 한해를 보내면서 자주 뵙지 못하는 분이나 덕을 베풀어주신 분께 감사인사를 드리는 일은 빼 놓을 수 없는 행사였다. 연하장이 대량으로 나오면서 의례적인 인사로 변하여 지금은 별 의미가 없어지고 말았다.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이 대량으로 나오기 전에는 손으로 일일이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예쁘게 써서 정성을 다하여 카드를 만들어 보내고 받던 시절도 있었다. 어설프지만 카드를 만들면서 받을 사람에 대한 존경과 사랑 그리고 우정을 돈독하게 했던 시간들이었다. 지나고 나니 그때가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이 되었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인사를 하고 받는 것은 좋은 미풍양식임에는 틀림없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예의범절을 덕목으로 알고 살았다. 웃어른을 보면 공손히 인사를 하고 안부를 여쭙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배웠다. 길에서 어르신을 만나면 하루에 열 번이라도 인사를 해야 어른들의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나 또한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일먼저 가르친 것이 인사였다.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은 성실해 보이고 가정교육이 잘된 사람 같으며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정이 가는 선입견이 생기기도 한다.

새해인사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한해의 안녕을 바라며 덕담을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새해처음 만난 지인에게 반가운 마음으로 덕담을 나눈 후 "안녕하시지요·" 하고 인사를 했더니 대뜸 "안녕하지 못한데요·"하는 말을 듣고 의아해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하면 "네 안녕하시죠·"하고 답하는데 아니요 안녕하지 못해요. 하고 말한다면 난처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고 있다. 슬픈 일 기쁜 일 서러운 일 더러운 일 치사한일 이루 다 말로 표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일들을 겪고 있지만 그때그때 마음을 다잡고 잘 이겨내고 있는 것이 세상살이라고 생각한다. 인사란 그런 어려운 일을 묵묵히 잘 견디고 계시죠· 라는 뜻이 내포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안녕하지 못하다는 말에 충격이었다. 그분은 요즈음 대자보로 한동안 회자되었던 "안녕들 하십니까·" 의 의미를 두고 한말이었다고 하시지만 듣는 나는 무색할 정도로 민망했다.

안녕 하지 못한 것을 나열하기 보다는 안녕 한 것을 찾아보고 이만큼 안녕한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이 나를 염려해 주고 걱정해주며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해주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산다면 안녕하지 못한 까닭이 있을 수 없다.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며 꿈을 이루고는 안녕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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