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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17 13:57:46
  • 최종수정2013.12.17 13:57:46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물론, 온 국민들이 덩달아 대학진학에 대한 관심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곤 한다. 특히 가을이 저물어 초겨울에 들어서자마자 수학능력시험 땐 우리사회가 초미에 관심을 보이며 마음이나마 고 3학생들이 수능시험을 잘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분위기로 가득해 진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곧 이어 대학입학원서를 내느라 어수선하다. 어느 일이든 장단점은 늘 공존하는 법. 국민들 관심이 큰 대학입학제도는 해마다 보완이란 미명 하에 뒤바뀌는 편으로 학생들을 위시해 학부모들의 볼멘 목소리 또한 드높은 편이다.

각 언론마다 제각기 연일 대입에 관한 보도가 끊일 새 없다. 텔레비전 방송마다 경쟁적으로 전문가 초청 간담회, 대학담당자 설명회, 교원 초빙 대담방송, 수험생들 중 성공사례 등 세상이 다 시끌벅적한 편이다.

학교현장에서도 선교선과가 결정되면 해당교과담당교사를 찾아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줄을 잇는다. 시쳇말로 물에 빠진 자 지푸라기라도 쥐려는 심정이라더니 딱 그런 모습이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교사가 어떤 점쟁이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모 여고에 부임한 해였다. 미술과목 편제가 고1~2학년에 편중돼 있어 고3은 수업조차 없었으니 학생의 성향이나 능력조차 파악되지 못한 처지인데 어느 날 교사였던 필자를 찾아온 낯선 고3학생이 상담을 요청해왔다. 입학시기까지는 약 40여 일을 앞둔 때였는데, 지금부터 해도 합격할 수 있느냐는 난처한 질문이다. 우문우답이라고 내담자에게 되물었다.

"왜 미술과를 가려고 하는데?"

대답은 간단했다. 어떻든 합격하고 보잔다. 내담자 속셈은 특정과가 뭔가 쉬울 거라는 막연한 속단이었다. 다그쳐 다시 질문을 했다. 유도하는 대로 미술과가 좋아서라고 답변이 바뀐다. 평소 좋아해왔고 만약 올해 안 되면 재수해서라도 꼭 가보겠다는 답변이 나오도록 종용했더니 순순히 따라준다.

"학생은 이번에 꼭 합격해."

내담자 눈이 환해진다. 상담자로서 두 가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첫째는 그 학생의 학업성적이 상위에 있었고, 두 번째로는 그의 다부진 각오가 이미 굳혀졌던 점을 감안해 용기를 확고히 해준 셈이다.

대개가 결과가 좋으면 내담자나 상담자 모두가 좋아한다. 그해 그 내담자는 수석합격을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학업성적이 우수했었던 덕이라 본다.

많은 학부모들을 만나보았지만 유독 한 자모가 기억에 생생하다. 원서를 써야할 시기였는데 걱정이 가득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무엇보다 아이가 근간 방황하느라 실기도 등한시 했다며 목표한 학교를 못 갈 것 같단다. 하지만 그 학생의 평소 기량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던 터라 단호한 어조로

"따님이 그 학교를 못 간다면 우리학교는 문 닫아야죠."라 했다.

자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 번지면서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는 듯 감사의 말을 연신한다. 필자는 곧바로 단서를 달았다. 지나친 자만도 자학도 금물이라고 한 다음에 마음부터 차분하게 다잡도록 지도해 달라는 당부를 강조해두었다. 물론 그 자모는 필자의 어떤 말도 전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 그 학생을 다독이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예상한대로 둘 다 뜻을 이루었다. 특히 후자의 자모가 합격발표를 받은 날 다시 필자를 찾아 고마움을 표하며

"우리 아무개는 이제 선생님 딸이래요. 부모는 낳았을 뿐 이예요."

상담은 어떤 요행이나 깊은 가르침이라기보다 자각을 통한 전력추구의 촉구라고 믿는다. 사람마다 남다른 능력을 지녔고 그 잠재력을 일깨워 주자면 바로 자각에 의한 의욕과 노력을 채근해 주는 것이 상담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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