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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청주중앙도서관 영양사

내가 근무 하는 도서관은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어머니의 손을 잡은 어린아이, 팔랑 거리며 뛰어다니는 초등학생, 한껏 멋을 부리는 중·고등학생이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취업을 위하여 이른 아침부터 밤늦도록 공부하는 젊은 사람과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신문이나 잡지를 보며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도서관은 그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장소이자 지적 충족을 위해 열려있으며 누구나 참여하고 활용하며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우리 도서관에서는 평생교육이라는 교육정책으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교육을 받을 수 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평생교육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지식기반 사회의 지식인을 육성하는 반면 보다나은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많은 강좌가 진행되고 있기에 잘 활용 한다면 평소에 관심 있었던 분야에 도전해 볼 만하다. 요즈음은 평균 수명이 점점 높아지는 영향인지 해마다 어르신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

가깝게 지내던 어르신이 요즈음 도서관에 자주 오신다. 그분들의 말씀은 청춘을 바친 일터에서 명예로운 은퇴를 하고 보니 처음에는 신이 나더란다. 출근시간에 쫓기지 않고 규칙을 벗어났나는 해방감에 행복했단다. 그러나 일주일 정도 지나자 자꾸 불안해 지더란다. 혼자라는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은 극복하기 힘들었고 주어진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이제 나는 쓸모없는 사람인가·" 라는 자괴감이 들더라고 말씀하신다. 아직도 가슴속엔 뜨거운 열정들이 울컥 울컥 치솟아 오르는데 텅 빈 하루를 바라보며 눈물이 나더라며 쓸쓸한 모습을 보이신다. "경제적으로는 퇴직연금이 있기에 궁핍하지 않지만 사지육신 멀쩡한 사람이 텔레비전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자신의 존재가 하찮고 무력하게 느껴진다며"그래서 "이제 부터라도 다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싶어 도서관을 찾아왔노라고" 말씀 하신다.

그분은 이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서 벗어나고자 다시 공부를 시작 하셨다고 말씀 하셨다. 물론 공부를 해서 이 나이에 크게 쓸모는 없겠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가슴 떨리는 일이라고 말씀하신다. 모처럼 밝고 환한 모습이다.

노후에 어르신들이 하실 일은 그분 들이 경험한 어려운 세상을 슬기롭게 극복했던 삶의 지혜를 나누어 주는 일일 것이다. 그분들이 사시던 시대는 모든 것이 부족했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서로 기대어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살도록 애쓰신 주역이시다. 그분들의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그분들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피 흘리지 않았다면· 그분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만큼 자유롭고 풍요로우며 살기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이제 봄을 맞는 보송보송한 아이들이나 여름을 폭풍처럼 겪는 청소년들 그리고 사회에 겁 없이 첫발을 내딛고 두려움에 떠는 젊은이들에게 나긋나긋 들려주는 어르신들의 지혜로운 말씀에 귀 기울인다면 우리 사회는 한결 밝고 맑을 것이며 아름다울 것이다. 어르신들은 넓은 포용력으로 격려해주고 다독여주며 삶의 지혜를 젊은이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전해주는 방법을 고민하셨으면 좋겠다. 나이 드신 분들이 좀 더 당당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잘못하는 젊은이들에게 호통도 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좀 더 풍요롭고 따뜻할 것이다.

그것이 아름다운 노후를 보내는 보람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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