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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1.21 13:50:08
  • 최종수정2013.11.21 13:50:08

손희순

충청북도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우리 일행이 몽족 마을에 도착하자 순식간에 버스 문이 열리는 곳으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깡마르고 작은 체구의 아이들의 눈빛은 우리 일행들의 손에 들린 무언가에 반짝반짝 집중되었고 일행들의 움직임에 졸졸 따라다녔다. 나는 아이들의 숫자와 표정을 보는 순간 준비해 온 물건 갖고는 어림도 없다는 생각에 버스로 들어가 다음 학교에서 주려고 남겨 논 학용품과 사탕을 더 가지고 내려왔다. 아이들은 나를 주변으로 에워싸며 몰려들었고 무언가 줄 거라는 기대에 찬 애원의 눈빛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사탕 한 봉지를 꺼내 들자 서로 자기의 손을 높게 하여 먼저 받으려는 안간힘에 보잘것없이 준비해 온 것이 더욱 미안한 마음이었다. 사탕을 받으려 내미는 손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할머니, 젊은 아낙, 아이 손을 잡고 있는 할아버지까지 보였다. 난 순간 당황스러워 고루 나눠주려고 한 줄 서기를 표현했으나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포기를 하고 봉지 속에서 손에 쥐어지는 데로 내 눈에 먼저 들어오는 어른, 아이 순으로 손에 쥐어 줄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기다림에 지친 아이들이 사탕을 낚아채가 주고 싶은 작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줄 수도 없었다. 작은 아이들의 손의 힘이 그리 센걸 보고 너무 놀라 혼자서는 감당 할 수 없어 일행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나에게 몰려 든 몽족의 아이들을 분산 시킨 후 준비해 온 선물을 모두 나눠 주었다. 한 줄로 차례대로 받으면 공평하게 모두 받을 수 있으련만 무질서에 끌려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이 생겨 너무 안타까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막대 사탕과 학용품을 준비했는데 몽족 아이들이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해 학용품이 무의미 할 거라는 가이드 말에 설마 그럴 리가· 하고 믿기지는 않지만 종이 위에 낙서라도 하고 색칠놀이라도 하면서 작은 꿈을 키워 보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면서 학용품을 나눠주었다.

몽족은 동부아시아의 중국 소수민족의 하나인 묘족 계통으로 중국 광시, 시찬지방을 주 무대로 살았으며 한 때는 중국 황실에 대항할 정도로 그 세력이 컸으나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서 중국, 베트남,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지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라오스 몽족은 베트남 전쟁 때 몽족의 남성 80%가 미국의 CIA(중앙정보국)을 도와 비밀리에 용병으로 활약하며 베트공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미군 포를 구출하는 일을 도왔다고 한다. 1975년 베트남 전쟁의 승리로 베트남 및 라오스 정권이 들어선 이후 라오스군은 몽족 토벌작전을 펼쳐 수 만 명이 살해되었고, 10 만 명이 고향을 떠나 태국으로 탈출했으며, 일부는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와 같은 서방으로 탈출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약 5,000여명은 여전히 라오스 밀림에서 30 여 년간 아주 비참하게 생활하고 있으며 또한 가혹하리만큼 박해와 멸시를 받고 있는 민족이라고 한다.

라오스 몽족들이 라오스 정부의 핍박 속에 고산지대 및 곳곳에서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거나 관광객들을 상대로 기념품을 팔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으며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몽족의 아이들도 생계를 위하여 관광객들에게 물건 파는 일을 함께 한다고 한다. 우리가 쉽게 동남아 여행 중에 만나게 되는 몽족은 생존을 위해 일하고 있는 장면이라니 더욱 애달프게 느껴진다. 주변국에 의해 라오스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흔히 라오스를 자존감이 살아 있는 나라, 은둔의 나라, 미소의 나라, 행복의 나라, 평화의 나라, 순박한 나라, 새로운 여행지를 여행하는 기쁨보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수줍어하는 미소에 더욱 행복해 지는 나라 등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2008년 뉴스위크가 선정한 '꼭 가 봐야 할 나라'로 선정하면서 배낭여행자들, 노후에 편안한 휴식처로 손꼽히고 있다고 한다. 정말 라오스 사람들의 얼굴은 평화롭고 항상 미소를 머금고 행복감이 넘쳐보였다. 국가의 불평등으로 소외당하고 있는 몽족 아이들에게도 훨훨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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