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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1.05 16:41:40
  • 최종수정2013.11.05 16:41:40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관선제도가 민선으로 급격히 바뀐 시대가 됐다. 세상사 모두가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 마련, 근간의 민선제도 역시 적잖은 병폐를 드러내고 있다. 피 선거권 자들은 표만 되는 일이라면 무조건 인기영합에 몰두하기 마련이다. 굳이 역지사지란 말을 앞세워 생각해보지 않아도 익히 이해는 된다.

관선제도의 장점부터 살펴보는 게 필자의 의도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선은 근본이라지만 관선의 장점도 병행할 필요 또한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각 시도마다 교육감을 민선으로 선출하는데 사실상 유권자들은 짧은 선거기간에 적합한 후보자를 알고 투표하는지 자못 의문이 크다. 아마 교단을 지키는 교원들을 제외하고는 적임자를 식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관선은 특수직무상 적임자를 선임하는데 장점이 크다는 생각이다. 우선 선임요건이 교원들이다보니 상급 관리자에 의해 매년 근무평가를 비롯해 업무수행 능력을 충분히 평가돼온 점이 적임자를 선임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확신이 더 크게 간다.

얼마 전 내년 도지사 선거에 대해 후보군을 보도한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 중 교육감의 어느 지역 행사참여에 대해서 정치행보란 보도를 보았다. 당사자의 진위여부를 떠나 여론은 색안경을 쓰고 볼 수밖에 없나보다.

필자는 오래 전 본란을 통해 지역 수장들의 취임 때 행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과거 관선 지역수장은 부임하자마자 지역 어르신들을 찾았지만 민선에서는 여러 사람들로 구성된 단체나 활동이 많은 젊은이들의 부름에만 달려가고 그들의 요구에 호응하느라 여념조차 없는 모습이라고 했었다. 결국 고언을 비롯한 진지한 지도조언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기에만 연연하다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봉착하기 십상이란 지적도 했었다.

말이란 천금보다도 중하다. 공인으로 만인 앞에서 공표한 말은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으로서의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데모 또한 줄을 잇고 있는데 대개 약속을 안 지켰을 때나 요구사항을 묵살 당했을 때가 이유로 대두되곤 한다. 결국 모든 게 언약불이행이거나 언로가 막혀서 끝내 불협화음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모습인 것 같다.

제목에 '모면주의'라 칭한 건 필자의 주장이다. 즉, 인기를 위해서라면 당장 그 자리만 피하고 보자는 식이 만연되고 있는 것 같은 현상을 꼬집어 지칭한 말이다. 모면주의의 가벼운 언행은 문제야기를 자초하는 셈이다.

한 사례로 모 학교의 오래된 건축물 처리 하나만 봐도 너무 야속해 보인다. 일단 민초의 건의를 받아들여 공식석상에서 반드시 보수해 활용하겠다고 언약했었는데 7년여나 방치해왔다. 그 역시 표를 의식해 인기몰이나 해보자는 속내였다면 우리사회의 미래가 암울하다. 어쨌든 건의를 받아들인 자체는 그만한 의미를 찾았기 때문 아닌가· 그런데 이미 7년여를 방치 중이라면 무슨 말로 변명하려는가· 혹시 붕괴되기를 바란 저의가 아니라면 어떤 이유에서라도 벌써 손질을 했어야 옳다. 지붕이 새는 건물을 살려보겠다면 지붕개초부터 이미 했어야 옳다. 기회마다 핑계만 난무해왔다. 그럭저럭 임기만 마치면 그만이라는 안이한 생각이라면 우리사회를 좀먹는 요인 중 하나다.

법적으로 학교 토지 및 건물은 교육감 명의로 등록돼 있다. 그런데도 해당학교장의 의지를 탓하거나 예산타령으로 미루기 일쑤였다. 교육수장의 의지는 간데없고 7년여를 방치해왔다는 건 이미 의지마저 없다는 반증이다. 이제 올 겨울 눈에 의해 붕괴되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 한다. 그 책임은 또 보수하지 않은 걸 합리화 하는 핑계로 급급해 할 것인가·

우리사회는 구성원 모두가 함께 꾸려갈 때만이 밝게 만들 수 있다. 민초의 작은 의견일지라도 소중하게 반영해야만 함께 만드는 좋은 사회를 이룰 수 있다. 책임자가 모면주의로 일관한다면 우리사회는 앞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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