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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에코월드 대표, 역사·문화 여행전문가

참, 달라도 너무 다른 문화이다. 이베리아 반도(스페인, 포르투갈)를 제외하고는 이제 그 어떤 유럽의 나라 고속도로 휴게실도 이용료를 내야 한다. 금액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1유로에 4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다. 독일의 고속도로 휴게실이나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에는 0.50유로. 다시 말해 1유로에 2명밖에 이용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1유로에 1천300원을 잡으면 650원을 내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10년 전만 해도 휴게실에서 팁 개념의 유료 화장실은 없었다. 통독 이후 동독지역 사람들이 휴게실 청소를 해주겠다며 잔돈 몇 푼 받겠다는 명목으로 슬금슬금 아우토반 주변에서부터 확산되더니, 동유럽(유고,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사람들이 유입되면서 이제는 전 유럽에 확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은 사실이다. 화장실을 항상 청결하게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유익하고 쾌적한 시간을 보내게 해 준다.

그런데 한국 고속도로 휴게실에 익숙해져 있는 관광객들은 어색하고 아깝다는 생각에 처음엔 짜증을 내며 별별 궁리를 다 한다. 특히나 동전이 없을 때는 5유로나 10유로짜리 지폐를 내면서 잔돈을 거슬러 올수도 없고 하니, 아주 난감해 할 때가 있다.

무료화장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저분하다. 남자들은 어찌어찌 대충할 수 있으나, 여성들은 아주 곤란하단 말을 자주 듣는다. 그로 미루어 보아 여자화장실 쪽이 훨씬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다. 유럽은 푼돈이든 큰돈이든 돈 값을 하는 나라이다. 이탈리아뿐만이 아니라, 스페인 계 모두 공통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 '삐삐.'

핸드폰이 나오면서 기술적 진보에 밀려 조용히 퇴출된 삐삐. 바로 소변을 뜻한다.

결코 슬랭화된 저급 언어는 아니다. 물론 고급언어도 아니긴 하지만, 드물지 않게 들리고 사용한다. 그런데 조심 할 것이 있다.

바로 대변을 '까까'라고 부른다. 우리 아기들과 다르게 유럽의 아기들은 유모차 안에 있건 아장아장 걸어 다니든 눈도 크고 생김이 우리와 다르다 보니 무척 예쁘고 귀엽게 생긴 게 사실이다. 사랑스러운 눈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사진을 찍고 하다가 "까까 줄까!" 라는 말이 나오면 그 부모들은 아연실색한다.

파리에는 동전을 넣고 사용하는 무인 유료 화장실이 도심 이곳저곳에 설치되어 있다. 한번은 배낭행사를 하다가 부득불 무인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 긴급 상황이 벌어졌다. 화장실 안에서는 잔잔하게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모차르트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소식이 올 듯 말 듯 사람 힘 빠지게 만들었다.

드디어 소식이 와서 모두가 하는 그 행동에 집중하고 있는 순간, 음악이 끝나면서 아뿔싸 화장실 문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그 절체절명의 순간은 닥쳐 보지 않은 이는 상상하지 마시라. 그런데 화장실 불이 꺼져서는 켜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음악도 없다. 밀폐된 어둠 속에서 습관적으로 조심조심 나머지 과업을 수행하고, 옷을 모두 추스르고 더듬더듬 문을 열려 했으나, 전혀 미동도 않는 것이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문이 열리고 몇 초 후에 자동으로 닫힌다는, 바깥쪽에서 동전을 넣어 문을 열기 전에는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처음에는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는데, 노숙자들이 무인 화장실을 점거하고 동전 몇 닢으로 세수에, 면도에 세면 세족을 모두 하는 통에 설계 변경되었단다. 어쨌든 그런 사실이 동전 넣는 쪽에 매뉴얼처럼 써 있다.

물론 불어로…. 필자의 경험과 유사한 경험을 하신 분들은 이 심정을 이해하리라. 어쨌든 깨끗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날 이후 코인 화장실만 보면 혼자 배시시 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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