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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숙

코리아피부미용협동조합 이사장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어느 농부가 키우는 강아지와 조랑말이 있었다. 농부가 농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달려가 농부의 다리를 핥으며 반가워했다. 농부는 그 모습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행복한 웃음을 짓곤 했다. 조랑말은 그 모습을 보고 다음부터는 자기가 먼저 주인에게 달려가 그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음날 저녁 주인이 집으로 들어오자 강아지보다 먼저 달려가 다리를 핥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그런데 그만 반갑다고 흔든 꼬리가 주인의 뺨을 때리고 말았다. 그러자 주인은 화가 나서 울타리를 만들어 조랑말을 가두고 말았다는 이솝 이야기가 떠오른다. 어찌보면 농부에게 강아지보다 조랑말이 더 필요했던 이유는 조랑말의 노동력이 월등히 앞서기 때문이 아닐까· 농부가 하기 힘든 일을 조랑말이 대신해주었음에도 눈앞에 보이는 자그마한 행위에 안주하여 크나큰 기쁨을 주는 행복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한번 곱씹어본다.

부모와 아이들 간의 관점의 차이도 여전하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공부하기를 강요하고 책임을 요구하고 성공이라는 미지의 명목을 쉼없이 이야기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메아리 소리를 스쳐지나가는 바람소리로 듣고 흘려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누가 다쳐서 병문안이라도 다녀오면 내 아이들이 이렇게 멀쩡하게 튼튼히 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다시 예전의 도돌이표가 되풀이된다. 부모의 주관과 자식들의 주관이 부딪치면서 수 억 년 된 동굴 속의 종유석마냥 갈등이 서서히 쌓여간다. 부모의 관심을 자식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자식은 부모의 사랑에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야한다. 그래야만 강아지와 조랑말처럼 서로 떨어져 지내지 않고 맨 처음처럼 드넓은 마당에서 자유롭게 어울려 살 수 있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로운 뉴스를 접하게 된다. 정치, 경제, 사회, 연예, 스포츠... 어디서는 테러에 의한 인명사고 어디서는 태풍에 의한 피해, 비행기 추락에 의한 사고 등 그러나 정작 가장 큰 문제는 우리 가까운 주변에 항상 머물고 있음을 잘 알지 못하며 살고 있다. 나 또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얼굴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높다란 벽을 치고 살고 있다. 문 한번 두드리거나 초인종 한번 누르면 될 것 같은데 왠지 상대방이 불편해할 것 같고 실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런 심정은 상대방도 마찬가지여서일까 몇 년이 지났는데도 옆집 문을 열지 못했다. 핑계같겠지만 내가 그렇듯 그 분들도 새벽에 일을 나가고 저녁 늦게 들어와서일 것 이라는 그래서 서로 마주칠 일이 없을 것 이라는 일말의 단서를 붙여본다. 그래서 내일 아침엔 메모지를 현관문에 붙이고 출근해봐야겠다. "안녕하세요. ooo호에 사는 ooo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말이다. 상상만으로도 왠지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이다.

이젠 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고 나뭇잎은 어느 화가가 지나가면서 물감 칠을 했는지 형형색색의 빛깔로 변해간다. 매년 그렇듯이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 있다. 그러나 정작 닿지 못하는 곳에서 외롭게 살고 있는 분들이 너무나 많이 있음을 잘 알지 못한다. 외롭게 혼자서 추위와 허기를 감내하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실 분들께 절망이 아닌 희망의 씨앗이 뿌려지길 바래본다. 벌써 구세군 종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이 시간 세상이 멈춰있는 것 같은 적막감에 글을 쓰고 지우고 있는 소리가 마치 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엔진 소리처럼 크게 들린다. 난 과연 이솝이야기에 나오는 강아지처럼 살 것 인가 아니면 조랑말처럼 살 것 인가 하는 화두를 남기며 옆에서 잠들어있는 남편과 아이들의 모습을 잠시 바라본다. 순간 번개처럼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났다. 아! 이 이야기는 우리 가족을 모델로 쓴 글이었다. 농부는 남편이고 당나귀는 아내이고 강아지는 우리 아이들의 비유였다. 결국 남편이 아이들을 아무리 사랑하고 예뻐해도 그 속에는 표현하지 못하고 아내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내재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꿈보다 해몽이라는 멋진 말이있다. 나 또한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스스로 대견하여 부정보다 긍정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 라는 글을 쓰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그리고 왠지 잠이 들면 미소가 넘치는 포만감을 느낄 것 같다. "Have a good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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