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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0.23 18:13:03
  • 최종수정2013.12.16 17:54:51

김현빈

청주흥덕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관리계 상경

"오늘도 안 지워졌네" 빳빳하게 마른 하얀 교통복에 다리미를 대며 오늘도 혼잣말을 했다. 왼쪽가슴에 진흙으로 얼룩진 자국. 9월 어느 날 음주단속 중에 논두렁으로 도주하던 주취자를 단속하면서 생긴 진흙얼룩이다. 나는 그날 논두렁을 뛰어 다니는 게 얼마나 힘들고 만취자의 행동은 절대 예측 할 수 없다는 걸 실감했다.

도로교통공단의 음주운전 위험성을 보면 음주 운전자는 판단력과 순발력이 저하되고,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여 운전이 난폭해지고 조급한 행동이 많아진다. 또한 눈의 기능이 저하되어 시야가 좁아지게 되고,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기 때문에 졸음운전을 유발한다. 추가로 음주사고 후에 처벌이 두려워 도주의 가능성까지 있다. 실제로 뺑소니 사고 운전자의 절반이 음주 운전자이다.

올해 충북 내 음주운전 단속 현황을 보면 2012년(5,602건), 2013년(6,646건)으로 작년대비 18.6%(1,044건) 증가했다. 청주시 상당관내(작년 대비 48.5%증가, 299건), 흥덕관내(작년 대비 38.5%증가, 350건), 청남관내(작년 대비 38.2%증가, 179건)으로 청주시 3개 경찰서 작년대비 35%이상 증가하며 음주운전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매스컴으로 음주운전단속강화가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도 음주운전이 오히려 늘어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시민들의 '의식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교통의경으로 복무하면서 수많은 음주운전자들을 접해왔다.

생활고를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는 운전자, 뒷 자석에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생각해서 봐달라며 무릎 꿇는 운전자, 오히려 경찰관에게 일방적으로 욕설과 행패를 해대는 운전자 등 음주운전이란 봐달라고 하면 봐줄 수 있는 '사소한 운전버릇' 따위로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음주운전에 대해 아직도 충분히 관대함을 보여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의식부재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면허정지 단속기준을 혈중 알콜농도 0.05%에서 0.03%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일본은 2001~2002년 형법과 도로교통법을 개정(위험운전치사상죄 신설, 혈중 알콜농도 기준 강화(0.05%에서 0.03%로)하자 음주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001년 연간 1191명에서 5년 뒤인 2006년 611명으로 49% 감소한 놀라운 효과를 보여줬다.

현재 전국 16개 지방 경찰청은 5월 19일 부산지방경찰청을 시작으로 112로 음주운전 차량을 신고하면, 경찰이 음주여부를 측정,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으로 확인되면 신고자에게 포상금 3만원을 주는 제도인 '음주운전신고 포상금제도'를 시행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제도를 시행한 6월19일 기준으로 전후 3개월을 비교해보니 음주교통사고 건수는 21.7%감소, 사망자와 부상자도 각각 50%, 23.9% 감소하는 성공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 등과 같은 술자리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연시 특별 음주단속이 시행될 예정이다. 술자리 참석시 차를 놓고 가거나, 한잔이라도 마셨을 때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등의 운전자의 현명한 판단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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