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과 경쟁력의 함수

이현주

음성제천사업단 토지보상팀

얼마전 EBS를 통해 방영된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도덕성과 성공 확률에 관한 실험 결과에 대해 흥미를 느낀 적이 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초등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도덕지수가 높은 아이가 경쟁력이 높고 행복지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실험은 초등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도덕지수를 측정하고 도덕지수가 높은 아이와 평균적인 아이들을 가려낸 후, 두 집단의 아이들이 규칙을 잘 준수하는지, 유혹을 이겨내고 자제력을 갖는지, 경쟁상황에서 분별력은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내용이었다.

실험에 의하면 도덕지수가 높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집중력, 긍정적 사고, 낙관적 태도, 삶의 만족태도, 좌절 극복의지, 장래희망이 훨씬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도덕성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인 성공을 거둔 모습을 종종 봐 온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연구결과가 쉽게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다음의 해설을 보면 도덕성은 단순히 선한 마음만으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도덕성과 성공 확률은 정비례할까· 대부분 너무 착하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생각 때문에 회의적인 대답을 하겠지만, 대답은 '맞다'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도덕성은 그저 '착하다'는 것과는 좀 다른, 가치판단의 문제다.

이 가치판단이란 것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아서 때로는 선의의 마음보다 지적 능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실은 어린 시절 도덕 교과서 속 이야기처럼 그리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이 키우는 아이들이 경쟁력을 갖고 사회에서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소망한다.

집안형편에 무리가 갈 정도로 많은 돈을 아이들 사교육에 투자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갖는 경쟁력이 그러한 투자에 의해서만 갖춰지는 것인지는 위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도덕성의 일부인 만족지연능력이 높을수록 아이들의 학업능력이 더 우수하다는 것이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쟁력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도덕성은 어떻게 키워질 수 있을까· 중요한 사실은 도덕지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정서와 인지부문으로서 이는 선천적이거나 한순간의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는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사회적으로는 많은 책무와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더욱 맑게 깨어 있어야 한다.

우리 시대의 중요한 화두인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사회,국가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고 그러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도덕성' 이다.

도덕성이 올바르게 키워질 수 있는 사회분위기와 문화가 곧 경쟁력임을 기억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