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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마나한 세종시립민속박물관, 왜 만들었나

추석 다음날 한낮 시간인데도 관람객 달랑 6명 불과
소장품 1천300여점…11개월 간 관람객수 4천500여명
"예산 낭비 말고 행복도시 국립박물관에 흡수돼야" 전문가들

  • 웹출고시간2013.09.23 17:37:08
  • 최종수정2013.09.24 06:03:45

세종시립민속박물관 소장품 모습.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 박물관은 소장품이 1천300여점에 불과한 데다 교통 사정이 나빠 개관 후 약 11개월간 관람객이 4천500여명에 불과하다.

ⓒ 사진/최준호 기자
추석 다음날인 지난 20일 낮 12시께 남편,딸 부부와 함께 세종시립민속박물관(세종시 전의면 금사리)를 찾은 이모(55·주부·세종시 조치원읍)씨는 무척 실망을 많이 했다.

명색이 시립박물관인데도 시설이나 운영이 여타 국·공립은 물론 사립 박물관에 비해서도 너무 형편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 가족이 들어섰지만 아르바이트생 복장을 한 젊은 남자 직원은 안내도 하지 않은 채 '소가 닭 쳐다보듯' 했다. 관람료도 없었다.

이씨는 딸과 함께 목이 말라 출입구 옆 정수기로 갔다. 하지만 바닥에 조금 남은 데서 나온 물에는 허연 찌꺼기가 둥둥 떠 있었다. 결국 마시는 것을 포기했다. 이씨 가족이 학교 교실을 리모델링해 만든 전시실(1층)을 둘러보는 데는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시품이 너무 빈약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관람객은 이씨 가족 외에 남자 2명 뿐이었다. 출입구에 전시된 안내 팸플릿에는 유물 기증 안내 전화번호가 잘못 적혀 있기도 했다.

이씨는 "명절 바로 다음날인 데도 관람객이 거의 없다니 박물관 운영에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박물관 건립비로 시민들이 낸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장 선거 공약" =세종시립민속박물관은 세종시의 전신인 옛 연기군 시절 건립이 추진됐다. 유한식 현 시장이 2010년 군수 선거 당시 내건 선거 공약이었다.

연기군은 폐교가 된 옛 금사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국비 지원금 등 14억여원을 들여 연면적 961㎡(291평) 규모로 박물관을 건립,세종시 출범(7월) 후인 지난해 10월 29일 문을 열었다. 당시 본지를 비롯,일부 언론이 "박물관 건립 반대" 주장을 폈지만,건립은 강행됐다.

시는 개관 직전부터 시민과 독지가 등을 대상으로 유물 기증을 받고 구입도 했다. 그 결과 23일 현재 소장품은 1천300여점에 달한다.

하지만 희귀 물품은 물론 발굴품도 전혀 없다. 게다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오지(세종시청에서 15km)에 위치해 있다. 그러다 보니 개관 이후 이달 23일까지 관람객수는 4천500여명(세종시 집계)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14명 꼴이다. 하지만 이 관람객 중 대부분은 세종시내 학생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안에 체험 학습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박물관 규모가 너무 작고 볼 거리가 부족한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폐교인 옛 금사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만든 세종시립민속박물관 전경.

ⓒ 사진/최준호 기자
◇"시립 박물관은 예산 낭비"=세종시의 일부인 행정중심복합도시(신도시) 건설 예정지에서는 그 동안 수천 점의 많은 유물들이 출토됐다. 신도시 건설을 총괄하는 행복도시건설청은 이 가운데 일부 희귀 유물은 공주박물관 등 국립박물관으로 보내 영구 보관토록 했다. 하지만 아직 상당수는 자체 수장고에 임시 보관 중이다. 행복청은 세종호수공원 옆에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현재 기획재정부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세종시립박물관은 앞으로 건립될 행복도시 박물관 단지로 일원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소규모 지역 별로 박물관이 있는 게 원칙적으로는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세종시의 경우 국가 예산으로 박물관 단지를 만들기 때문에 굳이 시 예산으로 별도 박물관을 만들면 예산 낭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 최준호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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