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윤상원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사)한국발명교육학회 회장

'하늘 위의 호수' 같다는 대청호. 주변의 높은 산, 깊은 계곡과 함께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대청호. 충청인의 식수를 책임지고, 공업 및 농업용수의 수자원 지로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대청호.

푸른 물결로 넘실거려야 할 대청호가 해마다 여름이면 병들어 신음하고 있다. 녹조 때문이다. 천혜의 보고(寶庫) 대청호가 자꾸만 퇴색되고 있다. 8월의 TV 뉴스에서는 녹조 관련 기사가 단골이었다. 호수에서 걸쭉한 녹조 덩어리를 퍼 올리는 장면은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다. 간 질환을 일으키는 독성 남조류까지 발견돼 수돗물 정수에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에 사람들은 불안에 떨었다. 물 재앙이었다.

7년 전 대청호 녹조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며칠 전부터 대청호가 서서히 녹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벌써 곳곳에서 녹조 알갱이가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금방 눈에 꽂혔던 신문 기사였다.

그렇다면 4년 전 상황은· "충청권의 상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조류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 아니었다.

연일 폭염이 몰아쳤던 올해의 상황은 어떠했을까·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대청호에 녹조가 급속히 확산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여름철만 되면 녹조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대청호 일원에 녹조를 방지하기 위한 인공 수초 섬까지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녹조상황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녹조는 물의 표면에 녹조가 덮이면서 물고기와 수중생물이 죽어 생태계가 파괴되고 악취가 발생한다. 환경·경제·사회적 역효과가 만만치 않다. 녹조의 심각성이 우려된다. '녹차라떼'라는 말까지 나왔다. 문제는 녹조 현상이 일회성이 아니란 점이다.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대청호의 녹조는 꼴 보기 싫은 단골손님이 된 지 오래다. 방치하면 국가 물 재앙은 뻔하다.

왜 많은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에도 불구하고 녹조 예방은 개선되지 않는 것일까·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있다. 효과가 시원치 않아 문제다. 어떤 기술들이 있는지 들춰보았다. 그 흔한 황토살포요법이 있다. 황토가 녹조 방제에 좋다니, 황토분말 제조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리는 등 돈 벌기에 바쁘다. 그럼에도 황토의 한계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시비가 만만치 않은가 보다.

그 외에 특허 기술들이 즐비하다. '녹조 제거용 특수선박', '나노 기술 기반의 고효율 인(燐) 제거 소재 합성 기술', '전자빔으로 녹조를 일으키는 조류의 엽록소 파괴기술', '수질을 개선하는 수중 폭기 장치', '침전지 녹조 제거 로봇', '하천에서의 마이크로 버블을 이용한 수질정화시스템' …. 녹조 예방·퇴치 기술이 돈 되는 시대다 보니 쏟아지는 신기술들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대부분 사후대책용 기술들이다. '군계일학(群鷄一鶴)'의 특허기술로 녹조를 확실히 잡을 비책은 없는 것인가·

녹조는 수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고, 인(燐)과 질소가 포함된 영양물질이 늘어나면 발생한다. 수온을 낮추거나 일조량을 줄이는 일은 자연 현상이기 때문에 통제가 어렵다. 결국, 영양물질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전 도민참여가 진정한 해법이다. 왜냐하면, 오염원인 영양물질의 원천봉쇄는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관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제 근시안적인 기술 장난도, 정치에 편승하는 단기 처방도, 말끔히 청산할 때가 되었다. 사계절 맑고 푸른 대청호, 언제면 볼 수 있을까·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