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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교

진천소방서 소방위

한 때는 5월과 9월이면 결혼 시즌이라 해서 청첩장이 쏟아져 들어오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어느 한 계절에 집중되기 보다는 연중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흔히 남녀간의 결혼을 일러 여자는 시집을 가고 남자는 장가를 든다라고 한다. 시집간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여자가 신랑을 맞아 혼인을 하는 것이고, 장가를 든다는 말은 남자가 신부를 맞이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남자의 경우는 장가간다는 말보다 장가든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는 말 그대로 남자가 결혼하여 장인 장모가 사는 집, 장가(丈家)로 들어가서 산다는 어원에서 유래됐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모계사회였었고, 그 시대 남자들은 결혼을 하면 여자의 집으로 들어가서 살았다. 즉, 모계사회였을 때에는 남자가 장가를 들었고, 부계사회로 바뀌면서 여자가 시집을 가는 양상으로 어휘가 변모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요즘은 결혼을 하면 시댁과 친정 어느 한 쪽에 구속되는 게 아니라 독립된 신혼집에서 살림을 시작하는 추세다. 이 또한 핵가족화가 낳은 우리들의 새로운 풍속도이다. 이렇듯 우리가 쓰는 낱말 하나에도 단순히 의사소통만을 위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일상생활이 녹아든 문화라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우리나라는 여권신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사회현상 속에서 새삼 화두가 되고 있는 신조어가 시월드다. 시부모를 비롯한 시댁 식구들을 표현하는 단어로 이러한 신조어가 생기게 된 이면에는 시집살이에 대한 거부감이 내재되어 있다. 대부분 분가해서 살아도 시댁이라면 왠지 어렵고 힘들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한 원인으로, 전통적인 가부장적 부계사회가 낳은 산물이다. 원래 결혼이란 서로 다른 이성이 사랑이라는 매개체로 서로를 인정하며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인생 과정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남아선호사상은 성비의 불균형을 초래하였고, 사회 전반에 걸친 남성 중심의 제도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소위 부엌데기로 전락시켰다. 이러다 보니 경제권의 편중 현상과 더불어 재산의 소유권 또한 남성 명의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분명 결혼은 남녀가 서로 대등한 권리와 의무를 전제로 하는 신성한 약속임에도 불구하고 결혼과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사이가 외려 무관심이 만든 벽을 사이에 두는 불통의 관계가 형성된다. 결혼생활 중 이런 위기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일일 것이다.

흔히들 결혼생활은 정으로 산다고들 한다. 필자 또한 지금의 아내를 만나 이십년을 한 식탁 앞에서 얼굴을 맞대고 있다. 필자가 결혼할 때만해도 대부분의 처녀·총각들은 상대방의 조건보다는 서로의 감정, 즉 사랑을 더 중요시 했던 것 같다. 결혼식 때 어른들이 해 주시던 덕담 중 살면서 살림을 장만하는 재미와 아이들 키우는 재미가 제일이라던 그 말씀이 살아보니 알게 되는 이치다. 부부라면 살면서 한두번쯤의 다툼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다툼에도 넘지 말아야 할 경계선이 분명 있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필자의 아내는 참으로 현명한 여인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며 산다. 비록 나이 차이가 많아 한참이나 어린데도 불구하고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늘 앞서는 것을 보면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어린애라는 말이 맞는가 보다. 세 여자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어려서는 어머니를, 결혼해서는 아내를, 늙어서는 딸아이의 말을 잘 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혼기가 찬 남녀들이 많다. 아무리 결혼 적령기가 늦춰졌다지만 결혼이 늦어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생산력 인구 감소는 물론, 인구 감소로 인하여 수십년 후에는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울지 모른다.

이 가을 솔로들에게 고하고 싶다. 세상에는 맞춤 인생이란 없다. 살면서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서 상대방과 세상에 맞춰 나가는게 인생이지 처음부터 완벽한 조합은 어렵다. 상대방의 조건보다는 자신의 이성과 감성에 충실하는 선택을 하자는 것이다. 자신의 눈높이를 한번쯤 조정해 보는 것도 풍성한 가을을 맞는 지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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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1. 이을성 SSG에너텍 대표

[충북일보] 건물에 발생하는 화재는 곧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대량의 타이어가 타며 가연 물질이 나온 것도 화재 진압 어려움의 원인이었지만 공장의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형 화재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혀 온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 제한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11일 본격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건축물 내·외부의 마감재와 단열재, 복합자재 심재 모두 화재 안전성 확보가 의무화됐다. 강화된 법 개정으로 준불연·불연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북도내 선도적인 제품 개발로 앞서나가는 기업이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한 ㈜SSG에너텍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고효율의 건축자재를 개발·제조하는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IP패널(Insulation Panel: 동적내진설계용 준불연단열일체형 패널)'은 마감재와 단열재를 일체화한 외단열 마감 패널이다. 이을성(59) SSG에너텍 대표는 "단열·내진·준불연 세 가지 성능을 충족하면서 일체화된 단열·마감재는 SSG에너텍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