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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9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선량 후보자들은 저마다 지역발전의 상머슴임을 내세우며 한 표, 한 표에 읍소하고 있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안정적인 국정수행을 위해 과반수 확보를 호소하고 있
으며 대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집권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며 이른바 견제론을 펴고 있다.

올해는 특히 공천파동의 후폭풍이 심하여 그런지 공천탈락자가 선택한 제 3당 행이나 무소속의 돌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도 무소속 회오리는 만만치 않은 기세로 총선 정국을 강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번 총선에서 모두 여당 행 총선열차에 올라탄 충북 민심이 이번엔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자못 궁금하다. 충청인의 정서는 웅숭깊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과거 삼국의 접경 지역이었던 이유때문인지 누구를 찍겠다는 의표가 선거 당일까지도 베일에 감춰져 있다.

지난 번 충남 지사 선거 때의 일화다. 충남지사에 입후보한 모씨가 선거운동을 하는데 아낙네 몇이서 밭고랑을 매고 있었다. 모씨는 그 아낙네들에게 다가가 출마자임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낙네들은 한결같이 “ 아, 여부가 있나유...걱정마세유...” 모 후보는 안도의 한 숨을 쉬며 밭고랑을 걸어 나오는데 저만치에서 아낙네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저 사람 왜 나왔데...”

이 일화가 말해주듯 충청인은 표심은 속내가 깊다. 심지어는 가족 간에도 누굴 찍겠다는 이야기를 잘 안하거나 한다 해도 서로가 찍은 사람이 다르기 일쑤라는 것이다. 이런 탓인지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잘맞지 않거나 오차범위가 심한 곳이 바로 충청도이다. 충청도의 이러한 정서나 표심을 이해하지 못하면 쓴 맛을 본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충북에서는 모두 여당 출신이 당선되었지만 16대 총선에는 여당과 야당의원의 비슷한 배출을 보였다. 충청도의 표심은 아리송하여 여당인 듯 하면서도 야당이고 야당인 듯 하면서도 여당인 중층적(重層的)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충청도에서는 최소한 특정당이 표를 싹쓸이 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정 당의 간판을 달았다고 해서 그게 프리미엄으로 잘 작용하지도 않는다.

충청도에서의 유권자 접근방식은 특정당을 강조하기 보다는 인물론이나 정책대결, 그리고 후보자의 능력이나 도덕성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 도덕성이라고 해서 성현군자와 같은 전 근대적인 덕목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상식적으로 지탄을 받지만 않으면 일단 합격이다. 그 다음으로는 후보자의 능력과 정책을 가늠한다. 우리고장을 발전시킬 상머슴으로서의 진정성을 재어보고 내세운 공약이 얼마나 알차고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혈연, 학연, 지연이 작용치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사회구조의 다변화 와 산업화속에서 그런 탯줄의 문화는 점차 농도가 엷어지고 있다. 학연 중에서도 고교의 학맥이 끈질기게 표심을 자극하고 지배해 오다 시피 했으나 21세기로 접어들며 이 같은 패거리 문화요소는 수면 밑으로 잦아들고 있다. 그렇다면 인물 론과 정책대결이 변수인데 충북총선주자들의 공약을 보면 어째 시원치가 않다. 18번으로 읊어대는 공약 내용이 후보 간 차별성이 크지 않고 기존의 정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방침을 베낀 듯 고민한 흔적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역 경제발전, 일자리 창출, 청주공항 활성화, 오송·오창단지 육성, 첨단복합단지의 유치, 재래시장 활성화, 도내 지역의 고른 발전 등 기존에 대두되었던 이슈들이 총선이라는 옷만 갈아입고 재등장하고 있다. 앵무새 철법으로서는 표심을 얻기가 매우 어렵다. 자기만의 공약, 자기만의 유권자 접근 방식을 살려야지 천편일률적으로 엇비슷한 정책을 나열한다면 표심은 그 앞에서 방황하고 만다. 예를 들면 ‘세종시 특별법 국회통과’나 ‘한반도 운하 건설’ 같은 큰 이슈를 총선의 아젠다로 끌어내어 후보 간의 견해차를 분명히 밝히는 소신이 필요한 것이다.

선거철만 돌아오면 ‘충청도 멍청도론’ ‘충북 핫바지 론’ 등이 불거지며 네가티브 전이 활개를 치거나 지역정서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유권자도, 출마자도 구태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히 구각을 깨며 민주주의를 부화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였으면 한다. 이번 총선은 지역 리더를 뽑는 동시, 세계화 시대에 걸 맞는 세계의 리더를 뽑는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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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