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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숙

코리아 피부미용 협동조합 이사장

최근 가을이 다가오면서 날이 선선해지고 있다. 그러나 낮은 지나간 여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태양 아래의 사람들의 표정은 여전히 불쾌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내 주위를 살펴보면 그 안에서도 삶의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부지부수다. 꼬박꼬박 눈이 떠지기 전에 도착하는 신문과 마법처럼 사라지는 각종 쓰레기들. 애기 없는 유모차를 대신하여 각종 파지들을 싣고 지나가는 어느 할머니의 발걸음 뒤.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침극장이다. 분명 그들은 누구를 탓하지도, 원망하지도, 질투와 시기하기에도 시간이 없겠지.

그들처럼 삶의 스승은 내 주위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데 왜 무의미하게 TV나 베스트셀러를 동경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눈과 귀를 열어두고 마음은 굳게 닫아놓아서가 아닐까 싶다. 매일매일 보고 듣는 뉴스에 기뻐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안타까워하는 난 어느새 매스컴과 일심동체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런 것들이 나를 점점 무기력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글을 쓰다보니 어릴 적 생각이 눈앞에 곱게 간직해온 빛바랜 사진앨범처럼 펼쳐진다.

밤하늘은 온통 반짝이는 별들이 펼쳐져 있었고 초가집 지붕위에는 호박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으며 딱지치기, 구슬치기, 비석치기, 술래잡기를 하면서 늦게까지 뛰어놀던 내 친구들도 생각나고 소독차가 지나가면 그 뒤를 쫓아가던 생각도 아련하게 소록소록 피어난다.

지금은 문명에 밀려 사라져버린 그 시절의 추억들을 우리 아이들은 인터넷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고리타분한 어른들의 과거로 치부되고 있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어린 시절이다.

지금 창문 밖에는 오랜만에 구름이 걷히고 하늘의 문이 열려 미세하게나마 별이 몇 개 보이고 있다.

긴 장마에 바람도 잠시 쉬고 있고 나무 또한 미동도 없이 숨죽여 이 밤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쉼 없이 흘러가는 무심한 냇물과 하얀 종이위에서 움직이는 내 손은 이 시간을 살고 있다.

천천히 마시던 커피 한 잔도 비고 늘상 문답하는 '나'라는 주제로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나는 누구이고 나는 어디서 왔으며 나는 왜 여기에 있고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과거, 현재, 미래 모두 내게는 가족으로 시작해서 가족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내 삶의 모든 것이 사랑하는 가족때문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벅차게 느끼기 때문이다.

잠시 피로도 풀 겸 집안을 한 바퀴 돌아보니 남편과 아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를 믿고 사랑하는 내 가족들은 언제 어디서나 그림자가 되어 내 곁에 서 있다.

나의 전부이자 모든 것인 내 가족들이 있기에 고맙고 감사함에 내일을 재충전할 수 있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품고 살아갈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꿈이라는 아주 거창한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품고 있다. 사람마다 다른 각각의 꿈속에 공통적인 것이 내 사랑하는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그 무엇보다 큰 꿈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 범주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느 새 어둠이 끝자락에 서있는가 유리창 너머로 우직하게 서 있는 나무가 인사를 건넨다.

이제 곧 숨어있던 해가 뜨고 또 다시 모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겠지.

어쩌면 이렇게 흘러가는 하루가 곧 일 년이고 우리네 인생의 시작이자 끝일지도 모른다. 이 시간이 지나면 영원히 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 시간이 내 삶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밖에서 갑자기 매미소리로 소란스러워진다. 유충으로 17년간 땅 속에 살다 땅 위에 올라와 단 1달 밖에 살지 못하는 운명임에도 짧은 시간동안 온 힘을 다해 생을 살아가는 매미들의 어쩌면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르겠다.

이 순간 거리의 가로등도 밤새 놀다 피곤했는지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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