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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4.01 20:32: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그대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조금만 시간이 흘러도 망각의 늪 속으로 사라져버릴 사람이 있고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이 있다. 혹시 그대는 지금 망각의 늪 속으로 사라질 사람을 환대하고 기억의 강기슭에 남아 있을 사람을 천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때로는 하찮은 욕망이 그대를 눈멀게 하여 하찮은 사람과 소중한 사람을 제대로 구분치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나니, 훗날 깨달아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본문 55쪽에서>

특유의 괴벽으로 인해 ‘바보 같은 천재’, 혹은 ‘광인 같은 기인’으로 불리며 뚜렷한 개성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이외수 씨의 신작 에세이 ‘하악하악’이 출간됐다.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어휘 ‘하악하악’은 ‘팍팍한 인생을 거침없이 팔팔하게 살아보자’는 이 씨만의 생존법 언어가 담겨져 있다.

이 씨는 2007년 3월 ‘플레이톡(www.playtalk.net/oisoo)’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매일 1~10회 가량 글을 올렸다.

이 가운데 네티즌들의 댓글행진을 끌어내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원고를 엄선해 화가 정태련의 세밀화와 함께 엮은 책이 ‘하악하악’이다.

인터넷 폐인으로 스스로를 ‘꽃노털(꽃미남처럼 사랑받을 만한 노인)’이라 일컫는 작가 이 씨는 45년 이상 피워온 담배를 끊고 금단현상으로 몸서리를 치면서도 24시간 네티즌과 교감하며 이 글들을 써 내려갔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됐는데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의 독특한 소제목 아래, 260여 편의 짤막하고 위트 있는 글들이 실렸다. 또 아이러니가 돋보이는 짧은 우화들을 통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깨달음의 순간들을 선보인다.

이 책은 육십 평생 조각잠으로 일관해 온 작가의 생활방식이 무한계 온라인 상태로 네티즌과 소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대기독자들에게 이미 1차 검증을 받은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화가 정태련 씨의 우리 토종 민물고기 세밀화 65종은 3년에 걸쳐 전국의 산하를 발로 뛰며 구현해 낸 것으로, ‘물고기 박사’ 이완옥 씨의 감수를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비늘 수가 하나라도 틀리면 다른 종이 되는 까닭에 개체 간 통일성에 보다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 사이에 어린이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히 활동 중인 이 씨의 부인 박경진 씨의 물고기 아이콘들이 앙증맞게 자리 잡았다. 물결치듯 부드러운 판면 레이아웃과 더불어 풍부한 여백의 미로 새로운 공간적 해석을 도입해 글과 그림, 여백의 크로스오버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라면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용돈은 제자리걸음이라 심란한 요즘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씨의 기분전환법 ‘하악하악’을 통해 마음의 재 중천과 기분전환에 나서보자.


/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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