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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만날 수 있을까…애끊는 마음

23일 3년만에 이산가족 상봉…남북 실무접촉
적십자사 전화문의 폭주

  • 웹출고시간2013.08.19 20:10:47
  • 최종수정2013.08.19 20:10:47
"지금 살아있으면 95세쯤 되셨겠네요. 6·25전쟁 때 국군포로로 잡혀 가셨는데…. 저도 이제 70대 중반입니다. 아버지를 뵙고 싶은 마음, 어떻게 말로 다 설명하겠습니까."

19일 오전 10시. 모자를 지긋이 눌러쓴 촌로가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의 문을 두드렸다. 북에 계신 아버지를 찾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간절한 마음을 볼펜에 담아 한 자 한 자 신청서를 써내려갔다.

"수고하십시오." 노인은 잘 부탁한다는 말 대신 적십자 직원들에게 멋쩍은 인사를 거듭했다. 그는 북의 아버지를 만나기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듯했다. 연로(年老)한 그가 할 수 있는 건 '수고하라'는 말 뿐이었다.

신청서를 건네받은 충북적십자사 구호복지팀 남연옥 대리는 "평소에는 하루 1통 정도 전화가 올까 말까였는데 오늘 아침부터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적십자사 본사는 아예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이 곧 이뤄질 거란 소식이 전해지자 충북지역 이산가족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남북의 정치·외교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개와 단절을 반복했던 터라 다음 달 추석 전후로 예상되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 모든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남북 실무접촉에서 상봉시기와 장소, 규모 등이 본격 논의되면 꿈에 그리던 이산가족 상봉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후 설이나 추석을 전후해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던 이산가족 상봉은 2010년 10월 금강산 만남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단절된 상태다.

2005년 8월26일부터 31일까지 금강산에서 이뤄진 11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남북의 가족들이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제공=충북적십자사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금까지 우리 측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2만8천842명에 이른다. 이 중 5만5천960명이 숨졌다. 나머지 생존자의 80%도 70세 이상 고령자다. 아직까지 살아 있는 90세 이상도 6천763명이나 된다.

충북에선 2천270명이 신청서를 냈다. 전체의 3.1%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절반 이상의 이산가족은 수도권에 살고 있다. 휴전선과 가까운 황해도, 평안남도 출신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는 대한적십자 본사가 결정한다. 지역 적십자사에서 신청을 받은 뒤 고연령자 중 직계존속(부모·자녀)을 1순위, 형제·자매를 2순위로 해 최종 상봉자를 선정한다. 그 후엔 실제 상봉이 가능한지에 대한 건강검진이 필수적으로 이뤄진다.

올해의 상봉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략 200명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활발하던 2006년엔 우리 측에서 2천683명이 북의 가족을 만났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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